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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피와 두두(T’choupi et Doudou) 그리고 찰리와 미모(Charley and Mim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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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쯤부터였나? ‘우리(딸 이름)’가 정말 좋아하는 책 시리즈가 바로 ‘추피랑 두두랑 함께하는 바른생활’이다. 엄마들이 두 돌 전후로 소위 ‘생활 동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 듣기 시작함과 동시에 자기 주장과 고집이 세지는 시기에 세상 일이 다 니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랄까. 다들 18개월 즈음에 육아의 고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사실 우리가 세 돌이 넘은 지금은 그 때를 어떻게 넘겼었는지 잘 생각도 안 난다. 여튼 우리는 추피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고 또 좋아했다. 책을 많이 안 사줘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언니가 물려준 추피책을 18개월쯤부터 세 돌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밤 읽어달라고 가져온다. 생활 동화의 취지에 맞게 우리가 추피에게 생활 교육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추피에게 말도 배우고 자기가 배울 수 있는 대부분의 생활의 지혜와 재미를 다 배운 것 같다.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것, 비 오는 날 우비 입고 물에서 첨벙첨벙 장난을 치는 것,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드는 것, 거품 목욕을 하는 것, 숲 속을 산책하는 것, 아빠 엄마 몰래 자기의 집을 짓는 것 등등 정말 무수하게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젠가부터는 책 표지만 보고 제목을 외우더니, 또 언젠가부터는 자기가 특히 좋아하는 몇 권의 책은 그림만 보고 달달 외워서 엄마를 진짜 깜짝 놀라고 기쁘게 해주기도 했다. 추피 덕분에 우리도 많이 컸지만 나도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요즘은 매일 하루에 한 두 번 50여 권이 되는 추피 책을 아주 빠른 속도로 완독하는 것에 재미를 붙여 나에게 자유 시간을 주는 고마운 추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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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처럼 책을 맞추면서 보기도 하고 탑처럼 쌓으면서 보기도 하고 정말 다양하게 잘 갖고 놀고, 본다.

어느 날 프랑스 책이라고만 알고 있던 추피 관련 콘텐츠가 궁금해 구글링을 하다가 추피와 두두 애니메이션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것을 찾게 되었고, 또 불어 동영상만 있을리 없다고 생각해 무심결에 ‘tchoupi et doudou english’ 라고 검색해 추피와 두두의 영어 이름이 ‘Charley and Mimmo‘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유튜브에서 영어 동영상도 찾았다. 그리고 추피의 고향이 프랑스가 아니라 불어를 쓰는 퀘벡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우리가 추피네집 어디냐고 놀러 가고 싶다고 하길래 조금 더 크면 비행기 타고 추피 만나러 프랑스 가기로 약속 했었는데…) 아, 또 한 가지. 무려 2004년에 오직 프랑스와 한국에서만 추피와 두두 극장판 영화가 개봉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차피 불어나 영어나 우리가 못 알아 듣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Oh, no!, Daddy! 뭐 이런거 정도는 알아듣는 영어로된 찰리와 미모를 주말마다 보여준다. 영상 한 개가 5분 남짓이라 보여주기도 좋고 책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우리가 고정적으로 보고 있는 EBS 영상물(뽀로로, 타요, 로보카폴리)이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영상인 것에 반해 우리의 일상 생활과 너무나도 비슷한 추피에게 더 많은 애정과 공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숨바꼭질에 홀릭중인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동영상)

쓰다보니 침착하게 썼지만 처음 추피 동영상을 찾았던 밤에는 너무 기쁘고 흥분 되어서 우리가 일어나면 얼른 이걸 보여줘야지 생각했었다. 책에서만 보던 추피를 영상으로 보여주면 얼마나 흥분하고 좋아할지 기대 되어서.

이 영상을 찾았을 즈음엔 우리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국에도 파는 추피 인형을 굳이 또 조금이라도 절약한답시고 아마존 프랑스에 주문해서 사줬다. 우리의 새로운 사랑인 바바파파 아이템도 몇 개 주문해줄겸 겸사겸사.(프랑스는 바바파파의 나라이기도 하니까!) 우리가 지금보다 더 어렸다면 추피 가방과 식기 세트도 다 사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아마존 프랑스가 한국에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직배송을 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하지만 아마존 프랑스는 배송 예정일보다 4일 정도 늦게 배송을 해줘 우리의 생일 선물은 생일을 지나고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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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에게 보여주는 대부분의 책을 시기 적절하게 언니에게 물려 받아서 사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어떤 시기에 보여줘야 하는지 잘 모르고, 또 애들에게 ‘들여주고 읽혀줘야’ 한다는 전집이라고 하는 것들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두 돌 전후의 아이들에게 추피 시리즈는 자신 있게 추천한다. 무엇보다 몇 십만원 하는 전집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책 가격이 저렴하고, 두 돌 아이들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책 사이즈도 아담해 한 두 권씩 가방에 넣어 다니기도 좋다.

추피가 엄마 아빠랑 잠을 자지 않고 두두랑 잠을 자는 것을 보고 자기도 다섯 살이 되면 혼자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진짜 우리가 추피처럼 혼자 자고 더 이상 추피 책을 읽지 않는 날이 되면 정말 후련하면서 또 아쉽고 그럴 것 같다.

 

남편 따라 미국에 가기 전 아직 회사원이었을 때 이 블로그를 만들었었다. 그리고 미국에 가서 미국을 미처 다 경험하기도 전에 엄마가 되었고, 미국 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경험을 쓴 포스팅이 이 블로그에 내가 쓴 마지막 글이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고, 이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던 시간동안 나는 진짜 엄마가 되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지금 네이버에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My Grocery Bag에도 동시에 올려본다.

Written by Sangah Lee

6월 21, 2016 at 2:07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