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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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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성장

나의 세대(30대 중반)가 즐겨봤던 만화책, ‘드래곤볼’이 있다. 만화 속 주인공 손오공과 매력적인 악의 캐릭터 베지터는 사이어 별에서 온 외계인인데, 이 사이어인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다. ‘외상 후 성장’. 신체적인 손상이나 심리적인 상처를 받은 뒤 오히려 회복력과 면역력이 생겨 육체 또는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만화에서 사이어인의 성장은 과장된 면이 많지만, 실제 인간의 몸 역시 적당량의 충격, 즉 호르메시스(Hormesis)라 불리는 소량의 스트레스를 통해 성장한다. 가령 단식 농성을 시작하는 사람의 몸은 오히려 초기엔 면역력이 증가하다(성장) 기간이 지속되면서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서하는 고생’의 적정선은 호르메시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장의 정점과 관련이 있다 할 수 있다.

개구리는 언제 물속에서 뛰쳐나와야 호르메시스가 주는 성장의 정점을 얻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관련어를 검색하다가 Sally Ember의 재미있는 글과 사진을 발견했다. ( Source: http://sallyember.com/)

 

이해할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있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이 천재적인 작가가 책, ‘블랙 스완’에 이어 또 하나의 ‘장중한 걸작’을 완성했다. 그의 전공은 무질서(Randomness)와 비선형성(Non-Linearity)이다. 전작인 ‘블랙스완’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해 불가능’을 설명하는데 책의 대부분을 할애했다면(책, 내가 만난 인생의 행운 (1) 참조),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다음은 나심이 이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들 중 하나이다.

1.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무엇이 프래질한지 안티프래질한지는 알 수 있다. 예측을 믿지 말고 프래질한 것과 안티프래질한 것을 구별하라.

2.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 하나는 안전하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두 개의 극단을 동시에 사용하라. (예:작가가 편안한 직장에서 한직을 갖고 글을 쓰는 것 또는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가깝게 하면서 친구들과는 싸우면서 자라도록 하는 것)

3. 당신의 선택이 항상 옳을 필요는 없다. 다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해롭지 않고, 반대로 바람직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에는 이를 인식할 줄 아는 옵션(option)만 있으면 된다.

‘부서지기 쉽다(Fragile)’의 반대말은?

도대체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란 무엇일까? 가령 해외 직구로 주문한 물건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에선 잘 안쓰는, 둔탁하지만 반가운(?) 질감의 포장지 앞에, 빨간색 도장 ‘Fragile’을 보게된다.  다시 말해 ‘부서지기 쉬우니 주의를 요한다.’는 말이다. 그럼 ‘부서지기 쉬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부서지지 않는 것?, 강한 것? 아니다. 반대말은 ‘충격을 가하면 할수록 오히려 강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강건함’이 반대어가 못되는 이유는 ‘강함’, 그 자체는 더 강한 충격에 의해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자의 말장난이 아니다.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 정의지만 사전에서조차 정의가 잘못되어 있었다. 나심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이 정의를 프래질의 반대라는 뜻의 안티프래질이라 칭했다. 즉 앞에서 언급한 외상 후 성장도 안티프래질에 해당한다.

주변의 안티프래질

나심은 깊은 연구 끝에 결론을 내리는 여타 좋은 책들이 가지는 특징인 누군가의 발견과 생각을 찾는데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그의(또는 우리) 주변에서 관찰되는 현상을 통해 인생, 사물, 관계, 그리고 세상의 본질을 찾는다.  내가 이 책을 ‘장중한 걸작’이라 칭하는 이유도 이런 진리의 근접성과 독창성, 그리고 본질성 때문이다. 아래 예들은 나의 관찰 영역에서도 발견되는 나심의 안티프래질 환경을 나열해 본 것이다.

1. 이건희나 김정일과 같은 세계 최고의 부자나 권력가들이 평생 좋은 음식만 먹고 최고의 의료진을 곁에 두었음에도 왜 단명하거나 건강하지 못할까? 이것은 사람 몸의 안티프래질한 성질을 무시하고 오히려 권력과 부가 삶을 프래질하게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2. 정년 퇴직이후, 매일 등산을 한다는 선배는 오히려 더 빨리 늙는다.  오랜만에 TV에서 등장한 은퇴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을 보자.

3. 누구나 들을 수 있게 개방된 세계 최고 대학의 온라인 강좌는 유용하지 않다.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커리큘럼 환경에서 벗어나는 순간, 얻는 것은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

4. 자연은 안티프래질하다. 나무가지를 치면 나무는 더 튼튼해진다.

5. 인간의 몸 역시 안티프래질하다. 몸의 면역력을 증가하기 위해서 맞는 백신주사엔 약간의 독성 물질이 포함된다.

6. 진중권, 변희재의 인기: 악플이많으면 많을 수록 그들은 유명해 진다.

7. 젊은 날 받는 대장, 위 내시경은 필요때문이 아니라 의료 마케팅의 일환이다. 오히려 의원성 질환을 야기하기 쉽다.

8. 루딕 오류(Ludic Fallacy): 바둑을 잘 둔다고 삶에서의 추론 능력이 더 뛰어나지는 않는다. 학교의 배움, 게임의 법칙은 오히려 무질서한 삶에 방해가 될 수 있다.

9. 옵션 부재: 이자가 싸다고 전세대출를 많이 받게 되면  행동의 과정으로부터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10. 비아 네가티바(via negativa): 담배를 끊을 생각을 해야지 보약을 먹을 생각을 하면 안된다.

영원히 애를 태우면서 살아야 하는 계층, Tantalized Class

한번쯤 주식에서 손해를 봤을 것이고 내 집마련을 위해 평생 동안 대출을 갚으며 자신 미래의 모험을 반납한다. 300:1이 넘는 신도시 아파트 분양에 실낙같은 희망을 걸기도 하고, 주말엔 아이들과 야외에서 논다는 명목으로  겸사겸사 땅을 보러 다닌다.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 모습이다. 나심은 이들을 일컬어 ‘평생 애만태우며 살아야하는 계층’이라 했는데 그 표현이 우리네 모습과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회에 이런 계층이 광범위한 것은 사회의 시스템이 무작위성을 제거하고 작은 실수를 용납안하는 프래질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프래질한 것은 금융 위기와 같이 하강국면이 오면 피해가 심각함을 여러번 경험했다. 명심할 것은 언젠가 이 무작위성에서 반드시 올 상승곡선이 나타났을 때 우리를 이롭게 하는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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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한 걸작’ 안티프래질. 이 책은 내가 재미로 점수를 매기는 4개 영역 모두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 (4개 영역은 영감(inspiration), 정보성(informativeness), 가독성(readability), 참신성(newnes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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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inki Jo

10월 9, 2014 at 11:29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