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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Archive for the ‘[Minki] 책, 내가 만난 인생의 행운’ Category

총,균,쇠를 읽을까? 사피엔스를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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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와 사피엔스는 다르다.

빅 히스토리를 다루는 ‘총균쇠’와 ‘사피엔스’는 인류의 역사를 논하는 방향성에 있어 전혀 다른 인류학 책이다.

 

“시간은 짧고 나는 이 책을 보면 다른 책은 볼 수 없다.”

어느 독서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말이 책, ‘사피엔스(Sapiens)’를 읽기 전의 내 경우 같았다. 작년에 읽은 또 다른 인류학 책 ‘총,균,쇠(Guns, Germs, and Steel)’와 비슷한 내용일 것이란 추측이 나로 하여금 ‘사피엔스’ 읽기를 주저하게 했다. 결론적으로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피엔스’는 ‘총,균,쇠’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두 위대한 빅 히스토리 인류학 서적의 다음의 차이점들이 “이 책을 본 후에도 다른 책도 봐야함”을 말해준다.  

1. 환경 vs 믿음

우선, ‘총,균,쇠’와 ‘사피엔스’가 답하는 근본 질문부터가 서로 다르다. 전자는 “왜 문명의 발달 속도는 대륙마다(민족마다) 달랐는가?”이고 후자는 “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정복(run)했는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각각 ‘환경’(총,균,쇠)과 ‘허구에 대한 믿음’(사피엔스)에서 찾는다.

2. 물질 소유 vs 상상에 의한 유인

‘총,균,쇠’는 가축화와 작물화,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처럼 비슷한 위도상에서 이동이 가능했던 환경에서 살고 있는 문명이 그렇지 못했던 문명을 정복할 수 밖에 없는 필연성을 설명한다. 반면, ‘사피엔스’는 그들이 가진 허구에 대한 믿음이 때론 맹목적인 강한 협력을 이끌어내어 현재의 지구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인과로 요약하면 총,균,쇠는 환경 -> 가축, 작물화 -> 무기, 금속, 면역 ->문명간 차이이며, 사피엔스는 허구적 믿음(신화, 이야기) -> 협력 -> 지구 정복(run) -> 상상의 질서(돈, 제국, 종교) -> 현재의 진보(?)[1]이다.

비록 두 책 모두 우리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모습에 이르렀을까?라는 같은 종착점을 향하고 있지만(두 책의 부제는 모두 ‘인류의 짧은 역사’이다.[2])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전자는 ‘물질의 소유’여부였던 반면, 후자는 ‘상상에 의한 유인(incentive)’ 이었다.

3. 인간(Human) vs 사피엔스(Sapiens)

“인류(human)는 25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

‘총,균,쇠’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인류 진화의 상식이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인류 종을 단일 계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고 단언한다. 하라리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human)은 호모 속이며 (‘종속과목강문계’의 속에 해당)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를 포함해 여러 종이 있다. 200만 년 전 부터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루돌펜시스등의 여러 인간 종이 살고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한 종(사피엔스)만이 지구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총균쇠’는 단일계보의 ‘인간에 대한 역사’인 반면, ‘사피엔스’는 여러 인간종 중에 오직 살아남은 ‘사피엔스의 역사’이다.

4. 농업 혁명: 혜택일까?, 저주일까?

1만년 전의 농업혁명은 두 책 모두에서 언급되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다. 한번 시작된 식량 생산 도입은 인구 증가와 양방향으로 멈출 수 없는 가속 페달을 밟게 되었다. 그러나 농업혁명 결과에 대한 두 저자의 시각은 완전히 상반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농업 혁명은 문명 정복의 도구 소유를 위한 선행 조건”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농업 혁명은 인간의 삶을 더 힘들고, 더 불안정하고, 더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농업 혁명 전의 수렵 채집인과 비교할 때, 직관과는 반하게 인구 폭발로 인해 질나쁜 식사가 제공되었고 가뭄과 홍수에 리스크가 컸으며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오만한 엘리트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농업 혁명은 ‘총,균,쇠’에 의하면 혜택, ‘사피엔스’에 의하면 되돌릴 수 없는 저주였다.

5. 중국이 유럽에 추월당한 이유

4대 발명품 뿐아니라 항해술과 정치의 세계 리더였던 중국은[3] 근대에서 현재까지 왜 기술 선도를 유럽에게 빼앗겼을까?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중국의 만성적 통일과 유럽의 만성적 분열”에서 답을 찾는다.[4] 경쟁이 없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가진 중국은 남을 정복하지 않으면 정복당할 수 밖에 없었던  유럽에 비해 기술 혁신과 아이디어 전파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유발 하라리는 중세 유럽인이 가진(중국인에게 없었던) 제국주의적 욕구와 과학적, 자본주의적 사고방식때문이라 주장한다. 제국, 자본의 사고방식이 내재화된 당시의 유럽인들은 외부 세계로 나가 새로운 발견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중국인들은 그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5]  중국의 더딘 발전에 대한 시각 역시 ‘총,균,쇠’는 구조적이고 환경적인 이유에서 찾는 반면, ‘사피엔스’는 정신적면에서 찾는다.

6. 살아 남는 vs 행복한

잉카, 마야 문명처럼 지구상에 살았던 수 많은 민족, 동물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로 한정해 보면 오직 몇 종류만이 지구상에 살고 있으며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대형 포유류는 모두 인간이 가축화한 동물이다.(소, 돼지, 양 순서로 각각 10억마리 이상)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가축화를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는 마태복음의 구절을 이용해 비유한다. 즉, 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반면, 유발 하라리는 생존보다는 개인의 행복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경제 성장과 자유, 농업 혁명, 인간의 보살핌 속 가축화 동물 모두는 생존에는 유리했으나 이로 인해 인류는 하나 같이 모두 불행했거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6] 역설적으로  생물학적 진화(생존)가 사회적인 열등성(불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역사속 개인의 행복을 다루는 것은 역사가 채워야할 중요한 공백이다.

7. 인류의 미래(저자의 생각)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에서 역사적 사건과 그 해석에 대해 주관적인 의견을 최대한 자제한다. 반면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앞으로 100년안에 발생할 초인간과 같은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경고한다. (많은 언론사가 이런 그의 비관적인 관점을 예측으로 기사화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사피엔스’에서 ‘역사는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고 말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던 차에 그가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함을 알 수 있었다.(다이아몬드는 미래는 현재보다 훨씬 안정되고 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책의 방향성 만큼이나 역시나 저자의 미래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사진을 찍으려 몰려온 사람들로 인해 생명을 잃은 아기 돌고래의 비극이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인간의 욕심과 맞바꾼 돌고래의 생명이라 했다. 우리 인간이 그랬다. 빙하기를 견딘 그 어떤 강인한 동물도 인간을 만나는 순간 멸종을 피할 수 없었다. ‘총,균,쇠’와 ‘사피엔스’는 우리는 어떻게 지금과 같이 되었는가?에 답했다. 아기 돌고래의 비극을 보면서 두 책이 남긴 마지막 메세지가 되뇌어진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어떠한 통찰력을 얻었고 미래에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

[1]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진보가 필연이다’는 것은 교조적일 뿐만 아니라 이 역시 허구의 믿음이다. 그 밖의 허구적 믿음으로 개인 주의, 자유, 인권, 진보, 성장, 소비가 있다.(사피엔스)

[2] 총균쇠의 초판 부제는 ‘A short history of everybody’이며 사피엔스의 부제는 ‘A brief history of humankind’이다.

[3]중국은 중동의 초승달 지대 만큼의 식량 생산이 일찍이 용이하였고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인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의 이점은 중세 때 중국이 전 세계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15세기에 중국이 파견한 3백척의 배와 여기에 승선한 3만 명 선원의 규모가 아메리카 탐험을 한 콜럼버스의 세 척의 배와 비교해 당시의 기술 차이를 보여준다.(총,균,쇠)

[4]중국은 진나라가 통일한 이후 몇 번의 분열 시대가 있었지만 항상 또 다른 통일이 이어졌다. 반면, 유럽은 14세기까지 1000개에 달하는 독립 소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총,균,쇠)

[5]중국이 대양을 탐험하고 각국으로 하여금 조공을 바치게 했지만 그들을(인도네시아, 일본) 정복하거나 식민지로 삼으려 하지 않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사피엔스)

[6] 살아남은 대부분의 가축화한 동물의 삶은 비참하다. 예를 들어,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을 최대로 하기 위해 거의 항상 임신 중이다.(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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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inki Jo

4월 18, 2016 at 6:59 오전

당신의 경영학 상식은? (잘못 알려진 5가지 경영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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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몇몇 이론들은 최초의 인기, 그리고 단어의 친숙성과 간결함 때문에 우리 삶에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블루 오션(Blue Ocean)’, ‘파괴적(Disruptive)’,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그 중 하나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제너릭 용어들이 다시 경영학 분야로 돌아왔을 때, 원래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혼란이 발생하곤 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갈 때, 천리 밖에서 누군가가 들은 내가 한 말이라는 것은 최초의 것과 전혀 다른 것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해석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침묵하고 있던 이론의 창안자 또는 지지자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파괴(Disruptive)’를 거론하는 사람들 중에 ‘파괴’ 이론을 다룬 책이나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파괴적 혁신을 창안한 크리스텐슨 교수는 작년 1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를 통해 ‘파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토로하고 나섰다. 한 적도 없는 말 때문에 자신이 평생을 바친 이론이 비판 당하는 것 만큼 억울하고 답답한 것은 없을 테니 말이다.

자! 이제 경영학 상식을 테스트할 시간이다. 물론, 우리가 이론의 창안자 만큼이나 억울하거나 답답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을 지는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1. ‘블루오션’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경쟁자 없는 사업이다???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기업이 현재하고 있는 핵심 사업을 이용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레드오션 속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면 기존 경쟁 관계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 경쟁을 피하거나 경쟁없는 곳으로 가라는 것은 아니다. 경쟁 없는 시장에는 고객이 없는 이유 또한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기업이 해보지 않은 기업 본연 외 사업은 더더구나 아니다. 블루오션 전략의 예인 여성전용 헬스클럽 커브스(Curves)의 성공을 보자. 커브스가 창조한 것은 운동 기구를 원으로 배치하여 여성들이 운동에 친숙하고 편하게 느끼는 게 했을 뿐이다. 새로운 운동 기구를 발명했거나 헬스 산업을 떠나 시장을 개척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편함의 가치를 위해 고객을 여성으로 한정하고 운동 시간도 30분으로 제한해 가치를 돋보이게 했다. 블루오션의 목표를 ‘아무도 해보지 않은 시장 개척’이라 이해한다면 이번엔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가 “내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할 것 이다.

2015년 출간된 ‘블루오션 전략’ 확장판은 기존 사례들을 업그레이드했고 지속가능한 블루오션 전략의 방법과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오해가 추가되었다. Source: 알라딘

 

2. 우버, 카카오톡, 김기사는 기존 성공 기업/산업을 붕괴한파괴적 혁신이다???

파괴적 혁신의 핵심은 제품의 열등함에 있다. 즉, 이런 ‘열등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고객(요구 수준이 높지 않은 고객)에게 편리, 신뢰, 저가와 같은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우버, 카카오 택시, 김기사의 비즈니스를 보자. 사용자 대다수는 기존 서비스와 비교할 때 이 비즈니스가 ‘열등’ 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이 비즈니스를 기존 콜택시나 네비게이션에 비해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과 같이 기존 사업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을 ‘존속적 혁신’이라 한다. 반면 샤오미와 편의점은 성능과 가격에서 기존 사업(애플, 슈퍼마켙)보다 열등함을 가진 파괴적 혁신의 전형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성공했던 기업이 쓰러지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파괴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는 너무나 광범위한 용어의 남용이다.”라 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2015년 12월 HBR기고를 통해 ‘파괴적 혁신’의 정의와 예를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Source: 2015 December HBR

 

3. 초기 성공을 거둔 첨단 기술 제품 대중화하기 위해서, 기업은 얼리어답터들의 만족을 우선시하고 그들로 하여금 대중의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와이어드(Wired)나 씨넷(CNet)에 소개되는 수많은 IT 혁신 제품들이 제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유행에 그친 채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고 만다. 고객의 기술수용주기에서 이 간극을 캐즘(Chasm)이라 한다. ‘첨단 기술 제품 산업’에서 초기 성공을 넘어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캐즘 마케팅의 핵심은 표적 고객을 ‘얼리어답터’가 아닌 ‘초기대중’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기업이 초기 시장 성공을 가능하게 한 얼리어답터와 초기대중 모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 다른 고객 집단에게 두루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케팅에서 고객을 세그먼트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업은 초기 성공을 가능케 한 얼리어답터를 외면하기 보다는 이들을 최대로 활용해 대중의 구매가 확산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로를 통한 전염(Viral)이 실제 일어나기 힘든데, 그것은 초기대중이 얼리어답터가 선호하는 제품의 기능, 구조 보다는 ‘다른 대중의 행동’, ‘가격 합리성’, ‘대안제의 부족한 면’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초기대중은 자신의 구매 결정에 있어 얼리어답터를 참고하지 않음’을 설명해 준다. 만약 기업이 얼리어답터가 요구하는 사항을 더 많이 들어준다면 제품은 더 완벽한 기능성을 갖추겠지만 역설적으로 편리성과 같은 대중의 구매 결정 요소는 더 멀어지게 된다.

 

2014년 발간된 캐즘 마케팅 3차 개정판은 최근 사례와 자료를 포함한다. 1991년 출간된 이론이 여전히 강하게 유효함을 보여준다. Source: Amazon.com

2014년 발간된 캐즘 마케팅 3차 개정판은 최근 사례와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업데이트된 사례들은 1991년 출간된 이 이론이 여전히 강하게 유효함을 보여준다. 표지의 곡선은 ‘기술수용주기’이며 얼리어답터(13.5%)와 초기대중(34%)사이의 간극(Chasm)이 있다.
Source: Amazon.com

 

4. 인간 의사 결정의 비합리성을 증명한 행동경제학(Behavior Economics)의 지침들을 이용하면 비합리적 결정을 피할 수 있다???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행동경제학의 활용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베스트셀러 책, ‘넛지(Nudge)’는 이런 인간의 비합리적 선택을 어떻게 선제 대응하여 대중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를 제안한다. 민재형 서강대학교 교수 또한 “의사결정 고수가 되기 위해 남에게 설명가능하고 남도 내 설명을 듣고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휴리스틱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중요 상황에서 행동경제학은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첫째, 행동경제학 이론의 대부분은 실험자의 상황 통제로 인해 피실험자의 통제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에서는 우리의 통제력이 그보다 강하다’는 점이다. 둘째, 빠른 의사결정을 필요로한 긴급 상황의 경우, 인간은 그동안 벽에 붙여 두거나 가지고 다녔던 지침보다는 수년 간의 경험과 이를 통한 직관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셋째, 설령 비합리적인 결정을 했을 때 조차, 현실에서는 대부분은 그 결과를 재빨리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치열한 경쟁적인 상황에서는 비합리적인 선택이 때론 옳을 때가 있다.

필 로젠츠바이크는 올바른 의사 결정은 명확한 분석의 '이성적 사고(Left Stuff)'와 위험을 감수하는 '이상적 자질(Right Stuff)'을 어떻게 조화라 말한다. 이 책은 이론이 아닌 실전이다.

필 로젠츠바이크는 올바른 의사 결정은 명확한 분석의 ‘이성적 사고(Left Stuff)’뿐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이상적 자질(Right Stuff)’을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론이 아닌 실전에 더 가깝다.

 

5. 객관적인 데이터 양이 많으면 많을 수록 예측 확률은 더 높아진다???

빅 데이터 시대다. 아직 결과가 우리 앞에 선명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고객의 수많은 생활 패턴 정보를 분석하여 금융과 연결시키는 핀테크(FinTech)는 빅 데이터를 통한 혁신을 보여줄 기세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많다고 예측의 정확도가 정교해 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08년과 2012년 미국 대선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일약 히어로가 된 네이트 실버에 따르면 넘처나는 정보에 비해 실제 유용한 정보의 양은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 대부분은 그저 ‘소음(Noise)’일 뿐이고 객관적 진리의 양은 예나 지금이나 상대적으로 일정하다는 것이다. 네이트 실버는 그의 방대한 책, ‘신호와 소음’을 통해 경제, 정치, 기후, 주식, 도박, 스포츠 등 각 분야에 따라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신호(Signal)’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네이트 실버는 600페이지가 넘는 그의 첫번째 책 전체를 통해 각 분야에 걸쳐 신호와 소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네이트 실버는 600페이지가 넘는 그의 첫번째 책 전체를 통해 각 분야에 걸쳐 신호와 소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원래 이글은 ‘2015년 내가 읽은 경영학 추천 도서’였다. 그러나, 연말연시 동안 넘쳐나는 책 추천 글들을 보며 나마저 여기에 합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나의 이론은 아니지만 적어도 발견한 정보의 왜곡이 정보 이상의 또 다른 가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자부심과 함께.

Written by Minki Jo

1월 18, 2016 at 7:01 오전

안티프래질,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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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성장

나의 세대(30대 중반)가 즐겨봤던 만화책, ‘드래곤볼’이 있다. 만화 속 주인공 손오공과 매력적인 악의 캐릭터 베지터는 사이어 별에서 온 외계인인데, 이 사이어인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다. ‘외상 후 성장’. 신체적인 손상이나 심리적인 상처를 받은 뒤 오히려 회복력과 면역력이 생겨 육체 또는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만화에서 사이어인의 성장은 과장된 면이 많지만, 실제 인간의 몸 역시 적당량의 충격, 즉 호르메시스(Hormesis)라 불리는 소량의 스트레스를 통해 성장한다. 가령 단식 농성을 시작하는 사람의 몸은 오히려 초기엔 면역력이 증가하다(성장) 기간이 지속되면서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서하는 고생’의 적정선은 호르메시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장의 정점과 관련이 있다 할 수 있다.

개구리는 언제 물속에서 뛰쳐나와야 호르메시스가 주는 성장의 정점을 얻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관련어를 검색하다가 Sally Ember의 재미있는 글과 사진을 발견했다. ( Source: http://sallyember.com/)

 

이해할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있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이 천재적인 작가가 책, ‘블랙 스완’에 이어 또 하나의 ‘장중한 걸작’을 완성했다. 그의 전공은 무질서(Randomness)와 비선형성(Non-Linearity)이다. 전작인 ‘블랙스완’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해 불가능’을 설명하는데 책의 대부분을 할애했다면(책, 내가 만난 인생의 행운 (1) 참조),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다음은 나심이 이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들 중 하나이다.

1.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무엇이 프래질한지 안티프래질한지는 알 수 있다. 예측을 믿지 말고 프래질한 것과 안티프래질한 것을 구별하라.

2.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 하나는 안전하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두 개의 극단을 동시에 사용하라. (예:작가가 편안한 직장에서 한직을 갖고 글을 쓰는 것 또는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가깝게 하면서 친구들과는 싸우면서 자라도록 하는 것)

3. 당신의 선택이 항상 옳을 필요는 없다. 다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해롭지 않고, 반대로 바람직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에는 이를 인식할 줄 아는 옵션(option)만 있으면 된다.

‘부서지기 쉽다(Fragile)’의 반대말은?

도대체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란 무엇일까? 가령 해외 직구로 주문한 물건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에선 잘 안쓰는, 둔탁하지만 반가운(?) 질감의 포장지 앞에, 빨간색 도장 ‘Fragile’을 보게된다.  다시 말해 ‘부서지기 쉬우니 주의를 요한다.’는 말이다. 그럼 ‘부서지기 쉬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부서지지 않는 것?, 강한 것? 아니다. 반대말은 ‘충격을 가하면 할수록 오히려 강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강건함’이 반대어가 못되는 이유는 ‘강함’, 그 자체는 더 강한 충격에 의해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자의 말장난이 아니다.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 정의지만 사전에서조차 정의가 잘못되어 있었다. 나심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이 정의를 프래질의 반대라는 뜻의 안티프래질이라 칭했다. 즉 앞에서 언급한 외상 후 성장도 안티프래질에 해당한다.

주변의 안티프래질

나심은 깊은 연구 끝에 결론을 내리는 여타 좋은 책들이 가지는 특징인 누군가의 발견과 생각을 찾는데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그의(또는 우리) 주변에서 관찰되는 현상을 통해 인생, 사물, 관계, 그리고 세상의 본질을 찾는다.  내가 이 책을 ‘장중한 걸작’이라 칭하는 이유도 이런 진리의 근접성과 독창성, 그리고 본질성 때문이다. 아래 예들은 나의 관찰 영역에서도 발견되는 나심의 안티프래질 환경을 나열해 본 것이다.

1. 이건희나 김정일과 같은 세계 최고의 부자나 권력가들이 평생 좋은 음식만 먹고 최고의 의료진을 곁에 두었음에도 왜 단명하거나 건강하지 못할까? 이것은 사람 몸의 안티프래질한 성질을 무시하고 오히려 권력과 부가 삶을 프래질하게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2. 정년 퇴직이후, 매일 등산을 한다는 선배는 오히려 더 빨리 늙는다.  오랜만에 TV에서 등장한 은퇴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을 보자.

3. 누구나 들을 수 있게 개방된 세계 최고 대학의 온라인 강좌는 유용하지 않다.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커리큘럼 환경에서 벗어나는 순간, 얻는 것은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

4. 자연은 안티프래질하다. 나무가지를 치면 나무는 더 튼튼해진다.

5. 인간의 몸 역시 안티프래질하다. 몸의 면역력을 증가하기 위해서 맞는 백신주사엔 약간의 독성 물질이 포함된다.

6. 진중권, 변희재의 인기: 악플이많으면 많을 수록 그들은 유명해 진다.

7. 젊은 날 받는 대장, 위 내시경은 필요때문이 아니라 의료 마케팅의 일환이다. 오히려 의원성 질환을 야기하기 쉽다.

8. 루딕 오류(Ludic Fallacy): 바둑을 잘 둔다고 삶에서의 추론 능력이 더 뛰어나지는 않는다. 학교의 배움, 게임의 법칙은 오히려 무질서한 삶에 방해가 될 수 있다.

9. 옵션 부재: 이자가 싸다고 전세대출를 많이 받게 되면  행동의 과정으로부터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10. 비아 네가티바(via negativa): 담배를 끊을 생각을 해야지 보약을 먹을 생각을 하면 안된다.

영원히 애를 태우면서 살아야 하는 계층, Tantalized Class

한번쯤 주식에서 손해를 봤을 것이고 내 집마련을 위해 평생 동안 대출을 갚으며 자신 미래의 모험을 반납한다. 300:1이 넘는 신도시 아파트 분양에 실낙같은 희망을 걸기도 하고, 주말엔 아이들과 야외에서 논다는 명목으로  겸사겸사 땅을 보러 다닌다.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 모습이다. 나심은 이들을 일컬어 ‘평생 애만태우며 살아야하는 계층’이라 했는데 그 표현이 우리네 모습과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회에 이런 계층이 광범위한 것은 사회의 시스템이 무작위성을 제거하고 작은 실수를 용납안하는 프래질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프래질한 것은 금융 위기와 같이 하강국면이 오면 피해가 심각함을 여러번 경험했다. 명심할 것은 언젠가 이 무작위성에서 반드시 올 상승곡선이 나타났을 때 우리를 이롭게 하는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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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한 걸작’ 안티프래질. 이 책은 내가 재미로 점수를 매기는 4개 영역 모두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 (4개 영역은 영감(inspiration), 정보성(informativeness), 가독성(readability), 참신성(newness) 이다.)

Written by Minki Jo

10월 9, 2014 at 11:29 오전

총,균,쇠. 우리 모두의 과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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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책, 총,균,쇠는 인종간 유전적 지능 차이를 설명한 ‘종형 곡선(The Bell Curve)’과 대척점에 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책의 주제인 ‘지리 결정론’을 통해 왜 인류가 현재와 같이 살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과거 이야기

위대한 책,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를 읽었다. 이 책을 처음 알게된건 작년 여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 중 하나인 빌 게이츠(Bill Gates)의 블로그 포스팅 글을 통해서다.

I was blown away by Diamond’s Guns, Germs, and Steel. I had never read anything that explained so much about human history. None of the classes I took in high school or college answered what I thought was one of the biggest and most important questions about history: Why do some societies advance so much faster and further than others?

그가 블로그를 통해 밝힌 회상처럼 나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왜 지금과 같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 좀더 일찍 알지 못했을까?”는 의문이 들었다. 내 상식의 기저엔 박테리아, 식물, 동물이 아닌 ‘우리 인간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었다. 대신 그 자리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사피엔스로 대표되는 미천한 인류사 상식과 과학 시간에 외운 ‘고생대-삼엽충, 중생대-암모나이트, 신생대–메머드’ 화석시대가 채워져 있었다. 이제 책, 총,균,쇠를 통해 근본적 질문의 답인 ‘우리 모두의 역사(A Short History of Everybody)’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1)

I was actually lucky enough as a teenager to be required to read Guns, Germs, and Steel as preparatory reading for AP World History

어느 고등학생이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빌 게이츠의 블로그에 위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나는 이 글에서 이 책의 주제를 자세하게 다루지 않기로 정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흥미로워하는 내용이고 그 사실은 변함 없을 뿐만 아니라, 특히 나보다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책을 통해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서 벗어나, 책에서 소개되는 소소하지만 너무나 흥미로운 인류사 상식을 이 글에 담기로 했다. 이 방법이 한 고등학생이 영감을 받은 것처럼 내가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균,쇠가 말하는 26가지 상식2)

1. 인류의 기원: 인류는 약 700만년 전, 아프리카에 거주하기 시작해 약 500만년 전까지 아프리카에서만 살았다.

2. 인류의 이동: 미국에 인간이 산 것은 B.C. 11000년 경이며 이들은 시베리아와 알레스카, 캐나다를 거쳐 이주했다.

3. 언어의 분포: 세계 6000여개 언어 중, 1000여개가 호주 위의 섬나라 뉴기니에, 1500개는 아프리카대륙에 집중되어 있다.

4. 168명 vs 80000명의 전쟁: 1532년 스페인의 168명 군대는 잉카제국의 8만 군대와 싸워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를 사로 잡았고 스페인군 168명은 단 한명도 전사하지 않았다.

5. 모아이 석상이 있는 이스터섬의 원주민: 이스터섬의 원주민은 중국에서 타이완, 필리핀, 피지, 사모아를거쳐 이주했다. 섬 사이사이는 카누를 타고 이동했다. (오스트로네시아인의 팽창)

6. 마다가스카로 이주한 인도네시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인접한 섬, 마다가스카 사람들이 인도네시아계 언어를 쓰는 이유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 살던 오스트로네시인들이 배를 타고 약 6400km를 이주했기 때문이다. (A.D.300~A.D800)

7. 커피의 원산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다. 아라비아로퍼져 오늘날 브라질과 같은 먼나라의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8. 콜라의 원료: 콜라는 서아프리카의 콜라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이용해 만들었다. 서아프리카인들은 이 나무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열매를 씹어 마약처럼 이용했다.

9. 사자 햄버거: 소와 돼지고기와 달리 사자고기를 식탁에서 보지 못하는 이유는 사자고기가 질기거나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르는데 비용이 많이들기 때문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사자 햄버거를 먹고 ‘기막힌 맛’이라 했다.)

10. 곰고기: 회색곰 고기는 값 비싼 별미지만 곰의 포악함 때문에 원시인들이 회색곰을 기르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았다.

11. 치타의 번식: 인류가 치타를 가축화하지 못한 이유는 인간이 타인이 보는 앞에서 성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치타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12. 하마와 코뿔소: 각각 4톤과 3톤이 나가는 이들에게서 풍부한 고기를 얻을 수 있음에도 포악함때문에 원시인들은 그들을 길들이지 못했다.

13. 병원균의 역설: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는 동물의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이지만 이 세균들은 오늘날 거의 인간에게만 감염되고 있다.

14. 에이즈의기원: 1959년 처음 나타난 에이즈는 아프리카의 야생 원숭이가 지니고있던 바이러스가 진화한 것이다.

15. 최악의 병: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한 병은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21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인플루엔자와 1346년과 1352사이, 유럽 인구의 4분의 1을 죽게 만든 흑사병이다.

16. 대중성 질병 홍역: 홍역은인구 50만명 이하의 작은 집단에서는 자체 소멸하기 쉽다.

17. 병원균의 위험성: 콜럼버스가 도착한  1492년 무렵 쿠바 동쪽에 살던 인디언은 800만명 이었는데 40년 후인 1532년에는 0명이 되었다.

18. 한글 창제: 한글은 중국 글자의 네모꼴 모양과 몽고 문자의 알파벳 원리에서 자극을 받아 만들어졌다.

19.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활자 인쇄: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발견된 파이스토스 원판은 우리나라 무구정광대다라니경보다 2500년 앞선 B.C.1700.

20. QWERTY 키보드 발명 이유: 1873년의 타자기는 인접한 글자들을 연달아 빠르게 치면 글쇠들이 엉켜버렸기 때문에 타이핑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가장 많이쓰는 글자들을 오른손 잡이가 불편하게 왼쪽으로 몰아 넣었다. 그것이 오늘날의 QWERTY 키보드이다.

21. 기후와 부지런함의 관계: 북유럽인들이 말하길 추운 기후에 살면 생존을 위해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어 기술이 번창하고 온화한 기후에 살면 옷을 입을 필요도 없고 바나나도 나무에서 떨어져 게을러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온화한 환경의 사람들은 오히려 먹을 것이 빨리 해결되어 기술 혁신에 더 매진했어야 했다.

22. 지구상 국가의 영토: 1500년 까지만해도 국경선을 표시하여 관료들이 운영하고 법률로 다스리던 국가의 면적은 전 세게 육지면적의 20% 이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육지가 국가의 영토로 분할되어 있다.

23. 수메르인의 12진법: 1시간은 60분, 하루는 24시간, 1년은 12개월, 원이 360도가 된 이유는 수메르인들이 12진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24.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  12700년 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이것은 유럽의 것보다 1000년이나 오래된 것이다.

25. 일본인의 조상: 현대 일본인은 지난 2400년 전 한반도에서 이주해 그들의 문화를 수정, 발전시켜온 한국인 이민자의 자손이다.

26.일본어의 유래: 일본어와 한국어가 서로 다른 이유는 한국어는 신라에서 유래됐고 일본어는 고구려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

1) A Short History of Everybody는 총,균,쇠의 초판 부재였다.

2) 26가지 중 일부는 여전히 논쟁이 되고 있지만 이 글에선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주장을 살펴보기로 한다.

Written by Minki Jo

5월 25, 2014 at 8:17 오후

나의 경영학 도서 1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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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이후에 읽은 경영학 도서 중 읽는 내내 나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책만을 골라 리스트화 했다. 주관적 감정을 최대한 객관화하기 위해 영감(Inspiration), 정보성(Informativeness), 가독성(Readability), 참신성(Newness)의 4개 영역에 점수(rating)를 부여했다. 공동 순위의 경우 주관에 맡겨 정성적으로 판단했다. 1위에서 8위 까지는 영감지수가 만점 (10점 만점)이고, 나머지는 모두 8점이다.

1위.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 by Adam Grant – 조직 경영)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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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다음의 친근한 사람들이있다. 1. 좋은 것은 항상 그의 차지가 되는 사람,  2. 남 좋은 일만하다 자신은 정작 손해만 보는사람, 3. 좋은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잘하지만 얄미운 사람은 꼭 응징하고 마는 사람,  4. 대부분의 경우 남 좋은 일을 하지만 가끔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 이 4종류의 사람 중 성공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4번의 ‘이기적기버’가, 성공과 거리가 가장 먼 아래에는 2번 ‘이타적기버’가있다.

2위. 헤일로이펙트(Halo Effect by Phil Rosenzweig  – 기업 분석)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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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공을 보장하는 공식을 제시하며 경영학에서 인기있는 CEO필독서들이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초우량기업의 조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불변의 공식 4+2 ’ 이 그렇다. 하지만 이 필독서들은 모두 9가지 망상에 사로 잡혀 있으며 그들이 발견한 것은 오직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성공 원인이 단지 실적이라는 것’ 뿐이다.

3위. 콰이어트 (Quiet by Susan Cain –  자기 인식)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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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Barack Obama)와 롬니(Mitt Romney)간의 미국 대통령 선거 토론은 마치 외향성 지향 사회가 요구하는 ‘누가 말 잘하나’의 결승전같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세상을 변화시킨 창의적인 사람들은 깻잎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쓴 조용하지만 묵묵히 강했던 그 친구였다.

4위.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 by Clayton Christensen –  전략)

Source: 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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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값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던 동네 슈퍼마켓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의점들이 사라져가는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첫번째 가치 네트워크인 가격, 품질이 만족된 후에는 시장을 파괴(disruptive)하는 것은 접근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5위. 생각에관한생각 (Thinking Fast and Slow by Daniel Kahneman -행동 경제학 )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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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경제학의 끝판왕. 우리 머리 속에는 언제나 켜져(on)있어 무엇이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직관(System 1)과 이 직관에 의해 게을러진 느린 사고, 이성(System2)이 있다.

6위.  스티브잡스(Steve Jobs by Walter Isaacson – 리더십)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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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 ‘명석함’이란 표현으로 그를 설명하기란 부족하다. 이 책은 자서전이라기 보단 소설에 가깝다. 읽는 내내 그가 너무 보고 싶어진다.

7위. 혁신은 천개의 가닥으로 이어져있다. (The Wide Lens By Ron Adner – 전략)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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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디지털 영화가 상용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개봉작을 한국에서 보려면 왜 몇 달 동안 기다려야 했을까? 그 이유는 대부분의 이해당사자들이 디지털 영화를 환영함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영사기를 구매하기 꺼려하는 극장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8위.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 (Straight from the Gut by Jack Welch – 기업 경영, 리더십, 혁신)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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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회사의 CEO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잭 웰치는 당신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혁신 CEO이다. 6 시그마, 글로벌 기업 만들기, 경계없는 조직문화, GE의 4E 리더십을 통해 20년간 한 기업을 혁신시킨 이야기는 기업 경영의 바이블로 느껴진다. 그의 지나칠 정도의 진솔함(Straight)은 그것의 덤이다.

9위.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by Jim Collins – 기업 분석, 조직 경영, 리더십)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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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그저 좋은 기업과 비교해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이처럼 단순하다. 하지만 한 개인이 아닌 15,000시간을 들인 한 팀의 방대한 노력을 이 한 권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들의 필터링을 무사히 통과한 11개 기업은 7개의 공통점이 있으며 이 7가지는 실제 기업의 성공 보장 여부와 상관없이 의미가 있다.

10위.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 by Dan Ariely – 행동 경제학)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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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면서 그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심지어 비합리적임을 알면서 하기도 한다. 저자가 마그내슘 폭탄으로 화상 사고를 입은 후 자신을 치료해준 간호사들의 비합리적인 행동 역시 그랬다. 인간의 행동은 비합리적일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를 통해 비합리적인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11위. 증거경영 (Hard Facts by Jeffrey Pfeffer and Robert Sutton, 조직 경영)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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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업에는 최고의 인재들이 있을까? 기업은 변하지 않으면 쇠퇴할까? 전략은 기업 성공의 필수조건일까? 의심없이 받아들여지는 이들 명제들은 그럴듯하게 들리는 불완전한 진리인 반쪽 진리(Half Truth)이다. 이런 반쪽 진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당신의 조직에서 현재도 계속 나오는 데이터를 놓고 생각하는 증거 기반 경영(evidence-based management)이 필수적이다.

12위. 똑바로 일하라 (Rework by Jason Fried,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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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업 아이템은 자기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것에서 시작하라. 2. 핫도그가 핵심이면 핫도그에서 시작해야 한다. 3.벤 처니까 괜찮아가 아니라 진짜 기업처럼 행동하라. 4. 고용은 편하게 일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다. 5. 위대한 기업에는 위대한 제품과 서비스만이 아니라 ‘위대한 가치관’이 있다. 6.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7. 작은 성공을 거두는 데 집중해라. 8. 문화는 슬로건이나 게임을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행동에서 만들어진다.

13위.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Knowing Doing Gap by Jeffrey Pfeffer and Robert Sutton – 조직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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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의 공저 ‘증거 경영’이  ‘지식이 없는 실천’을 다뤘다면 이 책은 ‘실천이 없는 지식’을 다룬다. 당신 조직에 실천을 하지 못해 문제가 된다면 계획을 세우고 개념을 확정하기 보다 먼저 실행하면서 지식을 얻어야 한다.

14위.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by 유정식 – 조직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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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관리, 리더십, 변화등 조직 경영의 주요 이슈를 생물학과 수학의 관점에서 답을 찾았다. 끼어 맞췄을 것 같은 이 접근법이 책을 덮는 순간 과학이 오래전 부터 경영에게 답을 주고 있었다고 느껴진다.

15위. 디퍼런트 (Different by 문영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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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1등을 모방하려는 경쟁자들로 인해 차별화는 약해지게 된다. 그럼에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우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비전을 제시해 나가는 아웃사이더들이다. 마케팅에서 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다음의 말은 진리일 수 있다. “100%의 정답이 아니라, 2%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자.”

책, 내가 찾은 인생의 행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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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찾은 인생의 행운(1)과 마찬가지로 책의 나열 순서는 순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7.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리처드 도킨스 (생물학)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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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페이지를 읽은 후 나는 서둘러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대작임을 직감한 것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쇼파에 누워 편하게 읽는 것보다 공부하듯이 읽어야 저자의 생각을 조금은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나는 예외를 두지 않는 이런식의 논리와 그러한 저자들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이런 논리를 뒷받침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기 전부터 엄청난 양의 주석에 압도 되는데 이 주석들은 1976년 이 책이 출간된 이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책 속의 각각의 주장들과 그것들과 관련된 학계의 비판에 대한 저자의 반박으로 구성되어 있어 30년 동안의 연구 흐름을 저자와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다. (주석에서 도킨슨은 첫 번째 판의 주장들에 비해 약간 유순한 입장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그의 원판 주장이 맞다는 것으로 맺음된다.)

인간과 동물의 이타적인 행동들 역시 결국은 ‘이타적인 가면을 쓴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수 많은 실험과 예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대부분 이런 예들은 차용된 지식이 아닌 리처드 도킨스 실험실에서 직접 시뮬레이션한 결과들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인간의 이타적 이기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근친도(감수 분열은 아래 세대에 정확히 1/2의 유전자를 전달한다. 즉, 할아버지 유전자는 나에게 정확히 1/4이 있다)의 개념을 사용하여 “왜 외삼촌이 삼촌보다 조카를 더 사랑하는가”를  설명하는데 그 예와 근거가 상당히 신선하며 자극적이다.(외삼촌은 내가 엄마-외삼촌의 유전자를 가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을 삼촌-삼촌의 유전자를 가진 아빠-이 내가 아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보다 더 확신하기 때문)

마지막으로 도킨슨은 생각을 전파하려는 유전자를 ‘문화적 유전자 밈(meme)’이라 정의하고 동물들과 다른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기적인 특이성을 설명한다. 도킨스에 의하면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생물학적 유전자와 같이 나의 생각의 유전자를 전파하기 위한 이기적인 활동일 뿐이다.

8.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경영학)

혁신 기업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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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시무시하다.” 인텔의 창업자 엔디 그로브(Andy Grove)가 이 책을 두고 한 이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다.(그는 무시무시한 이 책을 덮자마자 책의 저자인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인텔의 자문 교수가 되어주길 요청했다고 한다)

월마트(Walmart)에서 운영하고있는 창고형 할인 매장인  Sam’s club이 동네에 있어 자주 가는 편인데 그곳에서는 가전 제품과 식료품 뿐 아니라 심지어 청바지와 같은 의복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음식을 사러 오는 고객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판매되는 의복류가 궁금해 청바지를 살펴 보니 유명 상표가 아니라 그런지 일반 쇼핑몰의 그것들보다 고급스러움은 떨어지지만 한 벌에 $14.99 라는 싼 가격뿐 아니라 양질의 옷감을 가지고 있어 평상복으로 입기엔 전혀 손색이 없어 보였다. 만약 지금이 1965년이라면 오직 백화점에서만 구매 가능했던 양질의 청바지를 현재는 더욱 쉽고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의 나의 경험은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예다. 파괴적 혁신이란 기술의 진보 속도가 시장(소비자)의 진보 속도보다 빠른 현대 기술 산업의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런 사실을 간과한 기업들은 이미 기술의 진보에 만족한 소비자와는 상관 없이 더 이상 필요치 않는 수준의 기술 발전을 달성 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며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소비자 스스로는 본인이 이미 만족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은 계속해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 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존에 외면 받던 뒤떨어진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불필요한 혁신(존속적 혁신)에 집중하고 있는 기존의 선도기업을 파괴하는 현상을 발견한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유전학에서의 초파리 연구와 같이 세대교체가 가장 빨리 이루어지는 분야인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을 철저하게 분석하였으며 왜 위대한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놓칠 수 밖에 없는지를 자원 분배, 유통, 조직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이 책은 파괴적 혁신에 대한 이론과 현상 파악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해결책도 제시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선 앞서 그가 제시한 해결책들을 파괴적 혁신 모델 중 하나인 전기차 시장에 직접 적용하는 과감함을 선보이는데 실제로 1997년에 출판된 이 책에 포함된 대부분의 전략들이 현재 전기차 시장에 적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9. 꿈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Dreams), 지그문트 프로이트(정신 분석학)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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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리곤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옷걸이에 걸어둔 옷을 하나씩 입기 시작했다. 갑자기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옷걸이에 걸려 있었던 중절모가 보이지 않는다. 빨리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일단 모자를 계속 찾는데 시간을 소비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무의식이 내 의지에 반하여 내가 좀 더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정신과 의사로서 수 많은 꿈 상담을 통해 꿈은 ‘소망 충족을 하려는 무의식의 행동’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꿈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다면 그것은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망의 기저에는 성(性)에 대한 욕망과 기억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찬 음침한 영역이 자리 잡고 있다. 그에 의하면 위의 꿈에 나타난 옷걸이도 성기와 관련지어 해석될 것이고 평생 한 번도 써본적 없는 중절모는 어릴적 본 중절모를 쓴 신사에 대한 나의 동경을 나타낸다.

소망 충족이라면 항상 행복한 꿈만 꾸어야하지만 아프거나 무서운 꿈을 꾸는 이유에 대해 프로이트는 무의식이 ‘소망 충족을 왜곡’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예를 들어 형벌을 받고 있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현재 억압 속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본인을 무의식이 혼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꿈을 만드는 소재에 대한 언급에서 그는 “본인이 현재라고 생각하는 미래는 꺼지지 않는 소망에 의해서 저 과거와 닮은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아마도 사람들이 데자뷰(deja vu)라고 부르는,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본 적이 있는 모습에 대한 그의 설명으로 보인다.(데자뷰란 표현은 이 책에서 언급 되지 않는다.)

책에서 언급되는 그의 꿈에 대한 해석은 지나칠 정도로 성과 관련된 소망 충족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무의식과 대화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조차 무의식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10.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수필)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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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노력하고 본받으려 한다해도 내가 쓸 수 없는 문체와 내용을 가진  책이 있다. 그것은 장영희 교수님이나 이어령 교수님이 쓴 글처럼 문장 하나하나에 아름다움이 깃든 글들이다. 장영희 교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이 책을 알기 전 그녀의 신문 칼럼 ‘장영희의 영미 시 산책’을 통해서였다. 크리스티나 로제티(Christina Rossetti)의 시, ‘무엇이 무거울까?(What a heavy?)’가 너무 아름다워 신문에서 오려 내 책상 왼편에 붙여 놨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장영희 교수님의 시 소개였다.

이 책은 힐링이란 단어가 유행하기 전인 나의 대학교 시절부터 내가 힘들 때마다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책이다. 장애인인 저자는 스스로 남들보다 욕심꾸러기이고 이기적이라 말하지만 누구보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능력이 있다. 이 책 속에는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한 그녀의 공부와 삶을 통해 그녀가 독자에게 말하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이 들어 있다. 책을 보는 내내 시종일관 온화하면서 지적인 그녀의 필체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녀가 서강대학교 신입생 면접을 보면서 한 학생에게 “문학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가?”라 묻자 그 학생은 “문학하는 사람은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는 대답이 왔다고 한다. 그녀의 병세가 심해졌을 때 쓴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서 그녀는 그녀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있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학생과 장영희 교수님의 말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는, 있어서 좋은 덤인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11.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마이클 센델(법)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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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the right thing to do? 하버드 대학의 유명 강좌 중 하나인 ‘Justice’ 수업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한 후 학생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우리가 살면서 무엇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를 선택해야 할 때, 대부분의 경우 무엇이 옳은 답인가를 알기란 어렵지 않다(다만 선택이 어려울 뿐). 하지만 샌델 교수가 설정하는 다양한 철학들에 기반한 시나리오들은 무엇이 옳은가를 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몇년 전 EBS에서 그의 강의를 방송했었는데 강의 속에서 다룬 예의 다수가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Justice 온라인 강의)  책에서는 크게 3가지 철학적 관점(공리 주의, 자유 주의, 목적론)에서 무엇이 올바른 정의인지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공동체주의 정의에 대한 그의 소신을 밝힌다. (책의 자세한 내용은 이 블로그의 글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참조)

12. 파우스트 (Faust),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희곡) 

Source: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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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잔을 목에 넘기며 지글지글하게 익어 가는 닭갈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닭갈비를 직접 먹는만큼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재미있는 시리즈의 소설을 한 권 보는 동안 책장에 꽂혀 있는 나머지 아홉 권을 바라보는 느낌과 같다. 이렇게 행복한 느낌을 오래 유지하고픈 소망 때문인지 나는 단편보다는 장편 소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책은 500여 페이지의 희곡이지만 하늘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종교적 이야기, 현실의 지고지순한 여인 그레첸과의 멜로 드라마, 그리스 역사의 한 장면 속(트로이 성을 공격하는 아가멤논왕)으로 들어가는 역사 이야기, 그리스 신화 시대의 인물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헬레나, 이카루스) 환타지 등 책 열 권에 담아도 모자랄만한 거대하고 웅장한 대서사시다.

파우스트는 희곡이기 때문에 처음 읽었을 때는 연극 대본을 읽는 느낌이 들어 소설처럼 몰입해 읽기가 어렵지만 어디로 전개될지 예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극 전개가 그러한 어색함을 금세 잊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와 내기한 파우스트 박사가 결국 그 유명한 대사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란 말을 하게 되어 비극으로 끝나는 듯 하지만 그레첸의 사랑에 의해 그는 구원을 받으며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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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런 블로거가 되지 말자고 정한 몇가지 원칙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책 소개에 관한 것이었다. 책 소개는 저자 소개와 줄거리 요약에만 치우치기 쉬어 내 블로그가 책과 저자에 대한 단순한 홍보처 및 정보 제공처로 머물게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나 역시 수 많은 정보들을 다양한 블로그를 통해 얻어 왔지만 내가 기억하는 블로거는 손에 꼽는다는 사실이 이런 생각을 더 지지하게 했던 것 같다. 이런 우려를 보완하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12권의 책들은 가급적 책을 요약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내가 책을 읽을 당시에 느꼈던 주관적 관점을 최대한 많이 공유하려 노력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며 쓴 글, ‘블로그를 해야하는 4가지 이유‘에서 나는 블로그를 해야하는 이유 중 하나로 나와 같은 생각 또는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학창 시절, 지하철에서 ‘엘러건트 유니버스(Elegant Universe)’를 읽고 있는 학생을 발견하곤 무심코 말을 걸어 서로 내릴 때까지 그 내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우리 둘 모두를 흥분시켜 생전 처음 본 사람과의 벽을 쉽게 허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책’이라는 매개체가 만들었던 특별한 동질감이 그것을 가능하게한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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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에게 내가 읽었던 좋은 책을 선물할 기회가 있었는데 직장 생활을 오래하신 아버지는 나에게 상사에게 책을 선물할 때는 “‘읽었는데 좋은 책이라 추천드립니다.’라 말하지말고 ‘유명한 책이라고 하는데 저도 조만간 읽어볼 예정입니다.’고 말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거짓말 하는 것을 교육할리 만무하고, 또 왜 이렇게 인생을 복잡하게 살아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상사라면 무의식 속에 부하보다 더 많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기왕 선물하는 것 기분까지 좋게 하는 이 방법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아래 목록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쓴 모든 책의 순위와 함께 각각에 대한 나의 짧은 생각을 적어 보았다. 나는 책 선택을 할 때 대부분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저자에게 추천을 받기 때문에 우연히 같은 저자가 쓴 책을 모두 읽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워낙 다방면에 걸처 이루어진 그의 ‘이야기 줍기’ 능력 덕분에 그를 중심으로 나와 다른 책의 저자들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했던 것 같다.

글래드웰이 쓴 총 4권의 책에서 내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책의 구성이 항상 주제를 향해가는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책 안에 있는 수 많은 예들을 살펴보면 ‘이것이 주제와 무슨 큰 연관성이 있나?’ 싶을 정도로 관련성이 애매한 챕터와 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글래드웰이 책을 쓸 때 ‘약간은 억지스러울지라도 그것 자체만으로도 중요하다 싶은 이야기들을 주제와 연관시키려 하지 않았나’는 생각을 해 본다. 시골의사 박경철 씨가 쓴 ‘자기 혁명’을 읽고 ‘이게 자기 혁명과 무슨 관련이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참 좋은 책이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면 이러한 구성 역시 책을 쓰는데 하나의 좋은 참고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출판 예정이라고 하는 그의 책 ‘다윗과 골리앗(David and Goliath)’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언더도그(underdog)이야기라고 하니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될 것을 쉽게 예상하면서 한편으로는 300페이지가 넘는 책 한권을 채워야하는 그의 언더도그 이야기 줍기가 어떻게 성공했을지 궁금하다.

이 글의 시작에 아버지의 조언을 넣은 것은 박경철과 글래드웰식 글쓰기의 유용성이 궁금해서인데 글래드웰과 아무 관련 없는 아버지의 조언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읽는 순간에는 이질감을 느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나저나 아버지의 조언은 상대가 내가 선물한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나 유용한 말인데 나는 위에서 글레드웰의 책들을 이미 읽었음을 밝혔으니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아래 책 읽기를 유혹할  방법은 진정성을 담은 심플한 표현뿐이라 생각한다.

1위. 아웃라이어 (Outliers)

외부 환경의 도움이 없었으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은 현재와 같이 존재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자기분야에서 최소 1만 시간 (3시간씩 약 10년간)의 노력을 했음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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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What the dog saw)

‘난 소중하니까요’를 광고한 로레알 샴푸의 소비자는 왜 이혼을 많이할까. 횡단보도가 보행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지 않을까? 풋볼 스카우터들이 뽑은 대학 최고의 에이스는 왜 프로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가. 우수한 인재만을 뽑은 회사는 왜 망할 수 밖에 없는가. 하버드와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출신을 일부러 뽑지 않는 월마트와 P&G는 왜 성공했는가. 왜 콜라는 코카콜라와 펩시만 성공했으며 케찹은 하인즈 케찹만 성공했는가.

What the dog saw

3위. 블링크 (Blink)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면서 무언가를 아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때로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를 때 오히려 더 괜찮은 결과가 생길 수 있음을 받아들이자. 물론 직관적인(순간적인) 사고의 의존은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1. 순간 판단과 관련된 경험을 쌓는 것, 2. 하면 안된 다고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본능)에 귀 기울일 것, 3. 판단을 흐리게 하는 외부의 요소를 찾아 제거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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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

어떤 현상이 대중에게 폭발적으로 전파되기 위해서는 1. 현상이 기하 급수적으로 퍼지는 것을 가능하게 한 메이븐(maven)이라 불리는 소수의 중요한 사람들과 2. 꾸준히 반복적으로 그 현상을 노출시킬 수 있는 ‘고착력’이 있어야한다. 물론, 3. 상황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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