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ing Matters

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왜 아이디어는 샤워장에서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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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창의성 장소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라 붙잡고 싶은 순간이 있다.  1.샤워할 때 2. 잠자리에 들 때, 그리고 3.주변에 메모할 수 있는 도구가 없을 때가 그렇다. 특히 샤워는 예상치 못한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나게 하는 장소인데 이것저것 상상하며 씻노라면 불과 몇 분 전 머리에 샴푸를 했었는지 기억이 안나 다시 한번 비누칠하는 일이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샤워 시간이 길어져 예전에는 아내에게, 잠시 부모님 댁에 살고 있는 지금은 어머니의 물절약 잔소리를 피하기 어렵다.

혹시나 아이디어를 마음대로 꺼내오는 요령이 있나 싶어 세상을 창조적으로 변화시킨 위인이나 창의적인 삶을 살펴보니 그들이라 해서 특별한 도깨비 방망이는 딱히 없어 보인다. 오히려 내가 샤워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처럼 그들도 여러 휴식 순간에 우연히 좋은 영감을 얻었다. 스티브 잡스가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을 모방했다고 알려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알토(Alto)를 만든 앨런 케이(Alan Kay)는 회사 사무실 구석에 14,000 달러의 사워기를 설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는데 그 이유는 그가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샤워를 하는 도중에 얻기 때문이었다.(물론 회사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지만)[1] 90년대 문화 대통령으로 시대를 앞서간 노래를 만든 서태지 역시 잠자는 시간에 좋은 멜로디가 많이 떠올라 침대 옆에는 항상 녹음기를 두었다.

도대체 창의성이 발휘되는 순간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어릴적 레고와 같은 블록 놀이가 현재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는 것일까? 고전을 많이 읽어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면 창의성이 생긴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는 주장일까? 아니면 가수 싸이가 밝힌 그의 창의성 비법처럼 책읽기는 그만두고 당장 실행하는 것이 답일까? 그것도 온몸을 다해서 말이다.

만약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아이디어 순간을 더 빈번하게 벌어지도록  조절할 수 있을까? 도대체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왜 샤워장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다시 샤워장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으로 돌아가 보자. 샤워 전에 특별한 주제를 생각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샤워하는 동안 역시 의도적으로 몸을 씻어야하는 순간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간엔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불연듯 유레카! 순간이 나타난다. 빨리 밖으로 뛰쳐 나가 어디에 적어두거나 그것을 당장 실행해보고 싶지만 아직 샤워를 마치려면 일정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시카고대학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그의 책 ‘창의성의 즐거움’에서 창의성이 발휘되는 과정을 호기심, 아이디어 잠복기, 깨달음, 여과과정, 완성의 5단계로 설명한다. 과학저술가로 유명한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 역시 이 유레카 순간을 만들기 전에 ‘인큐베이터 순간(Incubator period)’은 필수적이라 말한다.[2]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한 잠복기와 깨달음 단계 사이에는 의식에 의해 정돈되지 않은 아이디어가(잠복기) 스스로 움직이게 되어 뜻하지 않은 결합(깨달음)이 만들어지는 것 처럼 보인다. 인식론자들은 이것을 “아이디어들이 의식적인 지시에서 벗어남(예: 샤워, 쇼파, 잠, 헬스장, 산책, 대화 등)에 따라 임의적으로 결합하면서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아이디어간의 연결이 잇따라 일어난다.”고 설명한다.[3] 샤워장이 무의식적인 몰입을 유도하고 이 몰입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디어를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샤워장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렇다면 샤워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의 근원(Source)는 어디였을까? 나는 아이디어 샘의 위치는 그것이 떠오르기 이전에 ‘호기심을 갖고 고민했던 시간들’과 내가 보고, 만나고, 느낀 ‘모든 경험의 다양성’에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1. 경험, 내 이야기의 모든 것

5살의 꼬마 모짜르트는 비록 또래에 비해 탁월한 연주가였을지라도 경험이 없었기에 창의성은 없다. 실제 꼬마 모짜르트가 작곡하고 연주했던 것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완성된 작품을 그저 그대로 따라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실제로 새로운 것을 작곡한 것은 10세가 지난 이후였다.) 생물학상 위대한 업적중 하나인 멘델의 법칙을 발견한 그레고리 멘델(Gregor Mendel)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 부터 원예일을 도왔기 때문에 그의 유명한 멘델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4]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영화 1,2위인 아바타와 타이타닉 (각각 2013년 기준, $27억과 $21억)의 아이디어 역시 두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의 해양 생태계에 대한 경험에서 얻었다. 그는 다이빙을 즐겨했고 다이빙 중에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떠올렸다. 영화 아바타의 아이디어 역시 타이타닉 영화를 찍던 중에침몰해 있던 타이타닉호로 보낸 기계가 전송해준 화면에 영감받은 직후 ‘나를 대신에 세상을 대신 경험하는 무엇인가’를 떠올렸다고 한다.[5]

실제로 내가 샤워 중 갑자기 떠오른 새로운 아이디어 역시 완전 무결한 새하얀 백지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경험했던 어느 순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이처럼 창의성은 새로운 것은 경험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역설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Source: 2010년 제임스카메론 감독의 TED Talks:  그의 바다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그에게 아바타와 타이타닉을 만든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2. 궁리(Think Hard)와 고독

 그건 내가 아주 똑똑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오래 물고 늘어져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6]

왕관이 순금으로 만든 것인지 알아보라는 황제의 명을 받은 아르키메데스는 목욕 중 ‘유레카=깨달았다’ 를 외쳤다. 하지만 만약 그가 유유히 놀며 문제에 대한 치열한 궁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목욕이 주는 몰입에 빠지지 못했을 것이고 아이디어가 임의적으로 결합하는 행운 역시 그에게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당시의 최고 난제를 풀기 위해 끙끙댔던 궁리의 결과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은 한글과 거북선이 아닌가? 숱한 풍파에도 자신의 안위보단 국민을 측은해하고 외적에 대한 걱정으로 잠못이룬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아인슈타인이 말처럼문제를 오래 물고 늘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1956년에서 1962년 사이, 6년간 캘리포니아 버클리 캠퍼스의(UC Berkeley) ‘ 성격 평가와 조사 연구소(Institute of Personality Assessment and Research)가 실시한 성격과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연구진들은 건축가, 수학자, 과학자, 공학자, 작가등 다양한 분야에게 눈에 띄게 창의적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분류한 후 이들에게 성격 테스트와 문제해결 실험을 하였다. 반복된 실험 결과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사교에 자신있지만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을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묘사했으며 십대 때는 숫기가 없고 혼자 지냈다는 이가 많았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예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공동 창업한 괴짜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을 들 수 있다. 그가 애플의 첫번째 컴퓨터를 발명하던 시기에 그의 하루 일과를 보면 그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점 역시 ‘그가 항상 혼자였다는 사실’이라는 것 뿐이었다. 내향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경종을 울린 책, 콰이어트의 저자 수잔 케인(Susan Cain)은 아이작 뉴턴의 성격이 테라스에서 술잔을 부딪치는 것이 아닌 혼자 나무에 앉아 있는걸 선호 했기 때문에 사과가 그에게 떨어질 확률이 더 높았다고 의미있는 유머를 던진다.[7] 어쩌면 이것이 팀 회의 중에 “좋은 의견 있으면 허심탄회하고 자유롭게 말해봐”라는 상사의 말에 좀처럼 뛰어난 생각이 들지 않은 이유일 수 있겠다. 다시말해 샤워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는 샤워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큐베이터 안에 꿈틀대고 있었고 고독한 궁리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깨어나게 된다.

브레인스토밍

조직에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가능한 많은 제안을 책상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푸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합의를 쉽게 이루려고하는 집단사고(Groupthink)와 비판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실제로 조직행동학의 유명한 논문과 책을 100여권 공저한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와 로버트 서(Robert I. Sutton)교수는 매번 책을 공저할 때마다 소속된 연구진들과 함께 치열한 브래인스토밍을 통해 그들의 아이디어를 선택해 나갔다고 한다.[8]

하지만 이런 브레인스토밍의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창의적인 순간을 살펴보면 이와 반대인 ‘고독한 궁리’의 이야기를 더 빈번하게 접하게 된다. 창조적 삶을 산 사람은 시끄럽지 않은, 대부분 혼자만의 편안한 공간을 사유하고 있었다. 종합해보면 브레인 스토밍은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한 4단계인 여과 과정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듯하다. 박학함과 궁리가 선행되지 않은 브레인스토밍은 집단사고의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9]

IQ와 돈

미국 스탠포드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만의 장시간에 걸친 우수한 정신 능력 연구에 따르면 IQ가 120이상에서는 IQ가 높은 만큼 더 창의적이지는 않다고 한다.[10] 이 연구 결과가 누군가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쁜 소식일 수 있으나 확실한 것은 창의성과 지능에대한 일반적인 과장된 믿음을 누그러뜨린다.

또한 창의적인 사람은 돈에 초연할 것이라는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무리 창의적인 사람들이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에 의해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해도 생계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선 보상(Baseline Rewards)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보상은 오히려 창의성을 감소 시키는 역설이 발생한다.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인 테레사 아마빌레(Teresa Amabile)의 창의성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화가들이 고객의 의뢰를 받은 작업을 할 때(보상을 받을때) 그렇지 않은 작품을 할 때에 비해 창의성이 상당히 부족했거나 기술적인 면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11]

3. 실행, 일단 시작하자

창의적인 전문 작가들은 글 쓰기전 되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모으는데 집착하지 않고 일정 수준의 자료가 모이면 일단 쓰기 시작한다. 마치 그들은 예상치 못하게 어울리지 않은 두 아이디어가 언젠가 만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나는 문득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단 한번도 처음의 의도대로 쓰여진 적이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과 같은 확신은 없었지만 나 역시 매번 글을 쓸때마다 창발하는 창의성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수 싸이가 그의 창의성의 비결로 말한 것 처럼 실행 중 나타나는 창발적 창의성은 창의성의 양과 질을 가속화한다.

, 블로깅, 영화, TED, 대화, 동굴, 실행

아래 표-1은 창의성에 대해 연구했던 학자들과 창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생각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자료이다. 서로 다양하게 창의성의 근원(Source)을 주장하고 있지만 크게 7개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고 내가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역시 이 범주에 해당함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현재 내 인생의 첫 책을 쓰기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책을 쓰기전 내가 목표로 한 300여권 채우기 보다 쓰면서 300여권의 지식을 얻는 것이 더 유용함을 알았다. 나는 좋은 책과 글을 읽는 것을 놓지 않을 것이다. 블로그는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재야의 고수들을 만나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영화와 TED강의 역시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이들 모두는 각 분야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수십년 경험을 단시간에 간접 경험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는 샤워하는 것 만큼이나 아이디어를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게 한다. 대화를 통해 내가 상대방의 의견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것보다 어지러워진 내 아이디어가 결합되는걸 종종 느끼기 때문이다.[12]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다시 혼자만의 동굴로 이 모든 것을 가지고 들어갈 것이다. 그 동굴엔 예상치 못한 긍정의 아이디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에 설렌다.

표-1: 창의성에 대해 연구했던 학자들과 창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생각하는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가?”


[1]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에서 인용

[2] 스티븐 존슨의 TED 강의 ‘Where good ideas come from’ 인용

[3]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 인용

[4] 미하이 칙센트미아이, 창의성의 즐거움 인용

[5]영화 감독으로써의 몇번의 성공은 그가 타이타닉호를 직접 탐사할 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였고 침몰한 배 안으로 보낸 기계가 전송해준 영상을 본 후 받은 희열과 영감을 통해 ‘나를 대신해 사물을 보는’ 아바타에 대한 개념을 떠올렸다. (제임스 카메론의 2010년 TED, ‘Before Avatar…a curious boy ’참조)

[6] 수잔 케인, 콰이어트에서 인용

[7] 수잔 케인, 콰이어트에서 인용

[8] 제프리 페퍼, 로버트 튼,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인용

[9] 떠오른 아이디어를 버리는 능력 역시 창의성의 중요한 일부이다. 에드워드 윌슨은 새로운 시나리오 중에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고르는 것을 창의성이라 정의했을 정도로 여과과정을 강조했다. 여과과정없이 현실성과 생존가치가 결여된 시나리오를 무한히 만드는 것은 그저 망상일 뿐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에드워드 윌슨, 통섭) 하지만 이 글에서는 창의성의 5단계 중 잠복기와 깨달음에 초점을 둔다.

[10]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에서 인용

[11] 다니엘핑크, 드라이브(Drive)에서 인용

[12] 스티븐 존슨은 좋은 아이디어는 the liquid network이라고 그가 명명한 서로간의 잡음을 공유할 때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의 TED강의 ‘Where good ideas come f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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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inki Jo

2월 9, 2014 , 시간: 4: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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