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ing Matters

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가 아니다.

with 2 comments

영화 신세계와 도둑들

최근 1년간 개봉한 영화 신세계, 도둑들, 타워, 알투비의 공통점은 성공한 원작의 소재와 재료를 가져다 쓴 ‘차용 영화’(좋게 말하면 ‘기획 영화’)라는 것이다(영화 신세계, 도둑들, 타워, 알투비는 각각 무간도, 오션스 일레븐, 타워링, 그리고 탑건과 그 내용과 구성이 유사하다). 삼성 갤럭시(Galaxy)S 역시 삼성과 애플 사이의 특허 분쟁 결과와는 상관 없이 출시 이래로 줄곧 아이폰(iPhone)의 디자인(심지어 박스 디자인까지)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블로거와 인터넷 상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황금 시청 시간대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텔레비젼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데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인기리에 방영된 영국의 British’s Got Talent나 미국의 American Idol의 컨셉과 구성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슈퍼스타 K의 탄생처럼, 검증된 외국 프로그램의 소재와 재료를 케이블TV에서 모방하거나(여기에서는 재구성과 같은 창조도 모방이라 칭하기로 한다.) 라이센싱 방송(Voice of Korea, Korea’s Got Talent 등)을 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는 공중파 3사 모두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씩 보유하는데 이르렀다. 이런  ‘따라하기’의 예는 유통과 식료품 분야에서도 발견되는데 지난해 청담동에 문을 연 신세계의  SSG 푸드 마켓은 기업의 공유 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미국의 Whole Foods Market의 친환경을 앞세운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뿐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와 구조까지 유사함을 보인다.

왜 중국은 안 되나?

인터넷 상에서 ‘대륙 시리즈’라고 불리며 중국인을 비하하는 사진들이 국내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본 사진들 중 진짜 중국 마켓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copycat(모방 상품 또는 me-too 제품)을 보고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래 사진은 그 중 하나인  아이폰의 copycat인  Hiphone과 OLAY Body의 copycat인 OKAY 샴푸다. Hiphone은 이름에 H 만을 덫붙인 것 이외엔 아이폰과 완전히 똑같은 외형을 가진 상품이며 그것의 GUI(Graphic User Interface)역시 애플이 제공하는 App. Store만 없을 뿐(따라할 수 없는 분야)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주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OKAY 샴푸 역시 글자 L을 K로 바꾼 것 이외에 외형적인 모습은 완전히 일치해 보인다.

HiPhone

olay okay

21세기 Social Network 혁명을 이끌고 있는 Facebook, YouTube, Twitter는 정치적 이유로 중국 내부에서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데 중국 내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인들은 각각에 대응하는 RenRen, Youku,  Weibo를 사용하고 있다. 세 가지 모두 오리지널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화면 구성과 색상, 심지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마저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런 copycat  예들을 위에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차용 사례들과 직접 비교하는건 어느 정도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창조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지 못했다는 점은 모두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이라 생각한다.(주변의 중국인 친구들에게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SNS에 관해 물어보면 그들 역시 중국 상황에 더 잘 맞는 중국형 SNS의 장점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사진: 중국의 Facebook으로 불리는 RenRen의 인터넷 페이지. 2012년 6월 기준으로 2억 5천만명이 가입되어 있으며 1억명 이상이 Active 사용자로 분류되고 있다. Source: Tech in Asia (http://www.techinasia.com/renren-china-ipo/)

사진: 중국의 Facebook으로 불리는 RenRen의 인터넷 페이지.
2012년 6월 기준으로 가입자는 2억 5천만명, Active 사용자는 1억명 이상이다.
Source: 그림(Tech in Asia) 글 (Resonance)

모방은 당연히 창조의 어머니이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뛰어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습니다.(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자신들이 발명한 나침반을 이용해서 찾아와, 자신들이 발명한 화약으로 만든 대포를 앞세운 열강들에게 자신들이 발명한 종이로 항복문서를 만들어 바친 것이다. (김대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첫 번째 인용구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리사(Lisa)와 메킨토시(Mackintosh) GUI를 제록스(Xerox)의 알토(Alto)에서 따온 것을 언급하면서 한 말로 위대한 창조자 스티브 잡스 역시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것에서 영감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인용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로 세계 4대 발명품 중 3개를 발명한 중국의 20세기 초 상황을 비유하며 ‘모방과 재모방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경영학에는 ‘누가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인가를 찾는 방법은 누가 등에 화살을 많이 맞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치열한 자본 시장에서의 창조는 최초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시행착오의 위험을 감수해야할 뿐 아니라 선도 기업이라는 위치 때문에 모든 다른 기업들의 적이 되곤 한다. 여러 분야의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리더가 추종자에 비해서 어떤 중요한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을 얻었다는 증거는 없다’1)는 하버드 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의 발견은 자본 시장에서 ‘재빠른 2등(fast second)’의 이점에 더 큰 무게를 실어주는 듯 하다(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혁신기업의 딜레마’). 최근 2분기 연속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삼성 스마트폰의 성공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삼성이 가장 최근에 출시한 갤럭시S4의 기능들은 모방을 넘어 기존의 것을 더 잘 응용한 또 다른 영역의 창조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전략으로 좀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모방과 재빠른 2등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또한 만약 중국이 위에서 살펴본 제품들과 이런 전략을 통해 21세기의 초강대국이 된다면 우리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재빠른 2등이 할 수 없는 3가지

모방은 창조를 보완한다는 점 때문에 기존의 창조품보다 더 완벽함을 갖추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빠른 2등이 할 수 없는, 즉 창조자만이 할 수 있는 다음의  3가지에 영역이 존재한다.

1. 재빠른 2등은 창조자의 의도를 알 수 없다.

아이폰 대 갤럭시

위 사진은 아이폰과 갤럭시의 디스플레이 화면이다. 두 GUI의 큰 차이점은 아이폰은 디스플레이 상의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폴더가 모두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 반면에 갤럭시는 각 애플리케이션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가진다는 것이다.(아이폰의 둥근 사각형 아이콘 모양은 아이폰 자체의 둥근 각도와도 일치한다. 반면 갤럭시폰의 외형은 둥근 사각형이지만 아이폰의 그것과 다른 모양이다.) 스티브 잡스는 리사와 맥 컴퓨터를 만들 당시부터 모든 대화 상자와 창을 아이폰과 같은 둥근 사각형으로 만드는데 집착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노출되고 익숙한 모양이 둥근 사각형라는 점에서 기인한다.(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가 추구한 것에 의하면 아이폰의 GUI는 조화롭고 친숙한 반면 갤럭시는 무언가 제멋대로인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갤럭시 폰의 카메라 모양, 도깨비, 서로 각이 다른 사각형 등) 바로 이런 영역이 창조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빠른 2등이 수정 보완조차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영역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갤럭시가 아이폰을 모방했다는 확신은 필자가 아닌 법정에서 하는 것이다.)

이런 창조자의 의도가 반영되지 않은 예는 라이센싱 프로그램에서도 발견된다. 미국 NBC에서 방영중인 Dancing with the stars는 자극성, 선정성, 화려함, 그리고 자본주의적인 미국적 요소가 모두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이에 더해 가벼운 행사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 자연스러운 미국인의 문화마저 결합된다. 이에 반해 누군가와 춤을 추는 것이 어색한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컨셉을 수정 보완한다고 해도 NBC의 본질은 퇴색되고 그것이 한국적으로 변형되었다기 보다는 낯설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미국인 친구 Matt의 결혼식 피로연 장면이다. 본의아니게 나도 이날 아내와 춤을 추게 되었다.

미국인 친구 Matt의 결혼식 후 피로연 모습. 신랑 Matt과 신부 Sally가 친구와 친척들과 춤을 추고 있다. 본의 아니게 나도 이날 아내와 평생 첫 춤을 추게 되었다.

2. 빠른 2등은 파괴적 혁신을 따라잡을 수 없다.

위대한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존속적 혁신과 달리 파괴적 혁신에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혁신기업의 딜레마) 어느 순간 시장의 경쟁이 포화되고 고객의 요구보다 기술 수준이 더 높은 단계가 되면(성능 과잉 공급-performance oversupply) 기존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하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런 파괴적 혁신을 리드하기 위해선 창의성을 갖는 것(예: 새로운 시장 창출) 이 절대적이며 한 번 빼앗긴 리더십을 다시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방은 파괴적 혁신에서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존속적 혁신 중에도 단순하고 경쟁이 없고 시장이 명확한 칼날 분야 역시 리더십이 중요하지만 여기에서는 논외로 한다.)

3. 빠른 2등은 창조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

미국이란 초일류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전세계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그들의 대학과 그 안에서의 행해지는 수 많은 창조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라고 생각한다. 빠른 2등이 되기 위한 사회 풍토 속에서는 누가 먼저 실험적으로 화살을 맞을리 만무하다.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독창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는 우리 대학의 자생력으로 연결 될 것이고 이것의 시작은 창의를 우선으로 하는 사회 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 어느 날 청담동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던 나는 실내의 특이한 디자인에 의해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분명 이전 같았으면 벽지로 가려졌을 회색 빛 콘크리트였는데 더럽고 투박하고 거칠게만 느껴졌던 콘크리트가 그곳에선 따뜻하고 고급스럽게 다가왔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은 그것은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창조한 노출 콘크리트였다. 그리고 자신의 창조적 한계에 도전했던 다다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많이 대중화된 노출 콘크리트 카페에 갈때면 그가 한 이 말이 나의 머릿속에 맴돈다.

“남 흉내는 내지 마라! 새로운 걸 해라!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져라!”

———————-

1) 이 명제를 생태계 혁신(Innovation Ecosystems)으로 알려진 경영학의 명저 ‘The Wide Lens’ 을 통해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론 애드너(Ron Adner)는 제품을 먼저 만든 창조자가 반드시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에서의 성공은 제품과 관련된 생태계의 보완자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주장한다. 제품의 창조자와 생태계 보완자의 상황에 따라 창조자와 빠른 이등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포지셔닝 할 수 있다. (론 애드너, ‘The Wide Lens’)

표: 생태계 상황에 따른 제품 창조자와 빠른 이등의 이점 (Source: The Wide Lens 6장 수정)

표: 생태계 상황에 따른 제품 창조자와 빠른 이등의 이점 (Source: The Wide Lens 그림 6.1 수정)

Advertisements

Written by Minki Jo

5월 21, 2013 , 시간: 11:49 오후

2개의 답글

Subscribe to comments with RSS.

  1. 선배님 앞에 있던글의 말콤그랜드웰 따라하기와 또 다른 관점이네요. 책으로써 다른 사람의 관점을 통해 지식을 채우고 자기 성찰을 하듯이 자신에게 만족된 자아든 많은 사람에게 칭송받는 창조의 완성품이 “모방하지 않았다” 라고는 판단 할수있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닌까요

    최지연

    5월 22, 2013 at 11:16 오전

    • 이번 글은 fast follower가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초점을 맞춰봤는데 나중에 보완을 해야겠네요. 글 읽고 좋은 의견 달아줘서 고마워요.

      Minki Jo

      5월 22, 2013 at 5:57 오후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