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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왜 내 아내는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를 다시 사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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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off any frappuccino beverage @Starbucks

“여자는 불필요한 것을 싸게 사고 남자는 필요한 것을 비싸게 산다”는 말이 있지만 결혼 후 아내의 소비 패턴을 지켜본 나는 그녀가 나보다 현명하게 소비한다는 판단이 들어 그녀의 씀씀이를 지지하고 있다. (남편 잘못 만나(?) 마음껏 사고픈 것을 못사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머리(?)로는 있으나 마음으로는 남편 참 잘 만났다고 항상 느끼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 프라푸치노(Starbucks Frappuccino)가 50% 할인 프로모션(promotion)인 해피아워(Happy Hour)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아내는 오후 3시만 되면 나의 자동차 핸들을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으로 돌리게 했다. 행사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주 일요일 역시, 우리 부부는 프라푸치노 그란데(Grande) 사이즈를 마시며 행사의(5월 3일~5월 12일) 마지막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마지막 잔을 마시며 ‘아~ 그동안 맛있게 잘 먹었는데 남은 1년 동안은 다시는 못먹겠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과연 내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이와 비슷한 프로모션은 역삼역, GS 타워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무더워지기 전인 어느 4~5월의 어느 날들로 기억이 나는데 오후의 특정 시간이 되면 지하 1층의 스타 벅스매장에 길게 늘어진 행렬이 만들어지곤 했다(대부분 직장인 여성이나 여성들에 의해 끌려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들). 건물 반경 30 m에만 십여 개의 커피 매장(띠아모, 커피빈, 던킨 도너츠, Nescafe, 앤제리너스 등)이 있는 사무실 지구인 그곳에 평일 업무 시간에 한 매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는건 드믄 경우였는데,  소셜 커머스가 제공한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 날이나 스타벅스가 프로모션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런 광경이 반복되곤 했었다. 이번 스타벅스 프로모션을 경험하면서 당시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여기던 그 행렬 속의 소비자들에 대해 궁금즘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행렬 속 여성들도(대부분 여성들이었기에 여기선 그냥 ‘여성’이라 칭한다.) 내가 아내에게 바라는 것과 같이 행사 종료 후 1년간 프라푸치노 소비를 줄이고 있었을까?”

Anchoring in behavioral economics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재구매할  확률은 낮고 아내를 포함한 그녀들은 할인이 끝난 후에도 재구매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처음 설정된 기준점이 그 이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행동 경제학의 ‘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시세가 높은 부동산 지역에 사는 주민은 시세가 낮은 지역으로 이사와도 예전에 살던 부동산 가격으로 닻 내림을 하기 때문에 평소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곳에서도 똑같이 지출을 한다는 것이다.(댄 애이얼리, 상식 밖의 경제학)

이것을 위의 프라푸치노 현상에 적용해 보면 그녀들의 프라푸치노 닻 내림 가격은 할인 전 소비를 해오던 평상시 가격 P가 되고, 평소 한 끼 식사 가격과 맞먹는 음료수 가격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나의 닻 내림은 P/2(여기서 P/2는 낮은 가격 때문에 내가 소비를 시작하게 되는 최초 가격이라 가정한다)가 된다. 결국  그녀들은 P/2 가격의 할인이 끝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서히 다시 소비를 시작하는 반면, 나는소비를 하지 않는 일정 기간이 그녀들 보다 길어지거나 오히려 전혀 소비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스타벅스의 매출액 관점에서 이 현상을 지켜보기로 하자. 프라푸치노의 매출을 분석하기 위해 평상 기간(D1), 50% 할인 기간(D2), 할인이 끝난 직후의 기간(D3), 회복된 평상 기간(D4)으로 나누면 매출 그래프를 다음과 같이 예상 할 수 있을 것이다.

Starbucks flappuccino2

50% Promotion 적용 시(빨간 실선)와 Promotion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점선)의 그래프(가정1: 스타벅스 입장에서 안전한 전략을 위해 promotion이 충성 고객인 그녀들에게 주는 평생 고객 가치(Lifetime Customer Value)는 고려 하지 않았다. 가정2: 만약 promotion이 비성수기에 시작하여 D3와 D4 단계에 성수기가 된다 해도 성수기에는 빨간 실선 그래프 역시 빠르게 증가 하기 때문에 위 그래프와 큰 차이점이 없다.)

50% 할인 기간(D2) 동안 제품 가격이  1/2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평소보다 높은 매출을 예상 할 수 있는 것은 긴 줄이 있으면 소비에 관심없는 사람도 동행하게 된다는 행동 경제학자 댄 애이얼리(Dan Ariely)가 설명한 양떼 현상(herding)때문이다. (내가 GS타워에서 본 소비자의 수는 확실히 평소 보다 2배 이상 많았었다.)

할인이 끝난 직후 기간인 D3는 스타벅스가 프로모션 후 전체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그녀들의 소비가 다시 회복되는 기간을 최소화 해야함을 나타낸다.(A1은 A2 보다 크거나 같아야 프로모션으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그녀들의 소비 회복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는 큰 맘 쓰듯 할인 행사를 하는 척 하지만 이미 매출 증가를  예측한 후 행사를 기획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나의 아내 역시 그녀의 닻 내림 가격 때문에 소비를 시작해 할인 기간 동안 행복함을 느꼈으며, 할인이 끝난 후 다시 소비를 시작할 경우에도 큰 손해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의 Anchoring 이용하기

닻 내림 효과를 현실 속에 적용한 긍적적인 예는 협상 시 응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협상 시 상대방의 제안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될 때에는 자신도 똑같이 터무니 없는 제안을 해 좁히지 못하는 틈새를 만들기 보다는 상대방이 제시한 숫자로는 협상을 계속하기 힘들다는 것을 먼저 분명히 하는 것이 최선임을 알 수 있다.(대니얼 카너만, 생각에 관한 생각)

Predictably irrational

해피아워가 끝난 후의 프라푸치노 구매가 소비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하지만 불합리(predictably irrational)한 행동임을 알면서도 내가 위대한 기업 스타벅스의 매출을 방해한다는 구실로 아내의 회복 기간을 의식적으로 늘리려는 변태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는한 위의 협상과 같은 상황에서의 이익을 얻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은 반 값에 살 수 있었을 상황을 쓸데없이 상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5달러에도 행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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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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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켓스토리에서 이 항목을 퍼감.

    박승용

    5월 16, 2013 at 2:01 오전

  2. 생각을 많이하게하는 글이네요.저도 스타벅스 엄청 좋아하기도하고….. 예나 설명이 이해가 쉽기도 했구요. 저라면 그냥…. 사먹습니다(..* 가뭄에 콩나듯 가끔요. 다만 해피아워 기간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물려서 그런지 다른것만 먹게 되더군요

    리인

    5월 29, 2013 at 1:18 오전

    • 재밌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역시 다른 커피를 사먹게 되네요. 프라푸치노는 해피아워 가격 생각에 그만..

      Minki Jo

      5월 29, 2013 at 8:42 오전

  3. 마케팅을 배우고 있는 학생입니다. sns와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미국 마이너리그와 관련된 글을 보고 들어오게 되었어요. 다른 글들도 너무 좋아서 종종 찾아올 것 같아요 🙂
    많이 배우고 가요ㅎㅎ

    홍 유니

    6월 3, 2013 at 2:14 오전

    • 도움이 되셨다는말에 뿌듯함을 느낌니다. 종종 찾아주세요~ 답글 고맙습니다.

      Minki Jo

      6월 3, 2013 at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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