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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Duke에서 즐기는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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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은 Duke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인 남편이 써야 맞는 글이지만, 정작 남편은 학업에 정진하느라 문화생활에 신경 쓸 여유도 이런 포스팅을 할 여유도 부족하기 때문에 ‘Spouse of Graduate Student’신분으로 Duke ID Card를 갖고 있는 내가 쓰기로 한다(나 혼자). 무엇보다 아래에 소개할 3가지의 문화생활 중 두 가지는 순전히 내가 찾고, 가자고 졸라서 간 거였다!!!

Duke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고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Duke의 많은 프로그램이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직원, 나같은 학생의 가족, 그리고 더램 지역 사회의 사람들과 Duke-UNC- NCSU를 연결하는 North Carolina 트라이앵글 지역의 모든 커뮤니티를 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구 20만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에서 경험하는 것 치고는, 그리고 값싼 학생 티켓으로 이용하기 황송할 정도로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높다.

 

1. The Nasher Museum of Art

지난 가을 내내 미술관 앞의 University Rd.를 지나 다니면서 마티스 포스터를 볼 때마다 한 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전시 마감을 이틀 앞 두고 겨우 가보게 되었다. 내가 본 전시인 Collecting Matisse and Modern Masters: The Cone Sisters of Baltimore는 볼티모어에 사는 컬렉터였던 콘 자매가 모아놓은 마티스와 피카소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컬렉션이었다.(파리를 오가며 당대의 작가들과 교류하고 그림을 사모으던 이 집안의 언니들.. 마티스가 볼티모어에 있었던 이 언니들 집에 방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전시를 보기 전날 우연히 영화 ‘Midnight in Paris’를 본 나는 마치 이틀동안 1920년대 파리와 볼티모어로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티켓 가격은 듀크 학생은 공짜, 나 같은 Spouse 혹은 파트너이거나 학생증이 있으면 $6, 일반 성인은$12이다. 특별전 뿐만 아니라 상설전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가끔 머리 식힐 겸 방문해 맛있다고 소문난 Museum Cafe의 브런치를 맛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건물을 채광이 잘 되는 구조로 지어서 실내 분위기가 밝다. 마티스 전시는 한 번에 들어가는 인원을 제한해 줄을 조금 서야 했다.(사진: facebook.com/nashermuseum)

 

2. Duke Performances

Joyce Yang의 공연은 Duke 안에 있는 Reynolds Industries Theater에서 진행됐다.

Duke Performances에서는 클래식, 째즈, 팝,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을 제공하고 있다. 공연뿐만 아니라 미국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내가 잘 모르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대부분이지만 공연이 예정되어 있거나 이미 진행한 적 있는 아티스트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꽤나 수준 높은 공연을 진행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공연 횟수도 꽤 많아서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거의 대부분의 주말 저녁에는 공연이 있다.(공연 스케줄을 보니 한 달 평균 10회 내외의 공연이 있다.)

내가 보러간 공연은 우리나라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Joyce Yang의 연주였다. 브로셔에서 이 아티스트 이름을 보고 중국인일꺼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인이었고 유튜브에서 그녀의 연주 영상을 찾아보고 망설임 없이 보러가게 되었다. 그녀는 약 두 시간동안 베토벤, 쇼팽, 라흐마니노프 등 거장들의 곡을 연주해 주었는데, 무엇보다 미국 작곡가인 죠지 거쉬인의 곡을 미국에서 처음 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공연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내가 본 공연은 일반인 $30, Duke 학생과 그 가족은 $10에 관람 가능했다. 얼마 전에는 CHINA NATIONAL SYMPHONY ORCHESTRA가 공연을 해서 중국 친구들이 많이 보러가기도 했는데, 이 공연의 경우 티켓 가격은 $52부터 시작되었고, Duke 학생은 역시 $10이었다. 공연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Duke와 Durham에 위치한 다양한 공연장에서 진행되며 좌석은 티켓 구입 시 지정 되거나 입장 순서에 따라 정해지기도 한다.

 

3. Duke Basketball

학부생들을 위한 Camp Out은 추운 1월에 진행된다.

남편이 Duke에 다닌다고 하면 남성과 여성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데 왕년에 미국 대학 농구 좀 봤다는 남성들은 ‘아, 듀크!’하고 다들 한 마디씩 한다. Duke가 NCAA에서 지금까지 총 4번의 우승을 했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서인지 Duke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 더램 시민, 더램 시민 아닌 것 같은데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학교에 와 있는 아저씨와 할아버지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한 것 같다. 대학 농구 자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부터 벼르고 벼르다가 올해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농구 경기 구경을 가보았다. 일부 학생들은 가을에 2박 3일 동안 학교에서 텐트 치고, 술 먹고, 자고 놀다가 벨이 울리면 얼른 달려가 벨을 울려 시즌 티켓 구입 자격을 얻는 ‘Camp Out’을 통해 티켓을 얻기도 한다지만 시즌권이 없는 학생들은 경기 당일 대학원생들을 위한 입장 줄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물론 경기 시작보다 조금 일찍 가 줄을 서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웃 라이벌 학교인 UNC나 NCSU와의 경기만 아니라면 정규 시즌 중 경기는 대부분 입장 가능한 것 같다.(특히 열기가 아직 고조되지 않은 시즌 초반에 더 입장하기 쉽다고 함.) 학생들을 위한 좌석은 2층 저 꼭대기가 아니라 코트와 맞닿아 있는 경기장 1층이다. 나에게 있어서 학생 좌석의 문제는 학생들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이 어린 애들이 경기를 앉아서 보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나도 일어나 있어야 경기 관람이 가능하였기에 임산부였던 나는 부득불 전반전만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꼭 경기가 보고 싶다면 집에서 ESPN을 통해 시청하면 된다. 집 옆에 있는 학교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집에 앉아서 ESPN으로 보는 것도 참 생소한 경험이긴 하다. ESPN으로 다른 College Basketball 경기를 봐도 듀크 학생들의 응원 열기는 다른 학교와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 것 같다.

(Maryland와의 경기를 보러 갔는데 경기 내용은 Duke의 일방적인 우세였지만 응원 열기만큼은 어느 경기 못지 않게 뜨거웠다. 귀여운 치어리더 학생들의 응원도 볼만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Duke 최대의 지역 라이벌이자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UNC와의 경기 영상. ESPN으로 이 경기를 보면서 온통 파란색으로 바디 페인팅한 이 애들 샤워는 어떻게 하나 그 걱정만 했다. 이 날은 마침 Duke의 감독인 코치 K의 생일이라 학생들이 고깔모자를 쓰고 응원을 하기도 했는데, 이 날의 승리가 코치 K에게 큰 생일 선물이 되었을 듯 하다.)

한여름의 Duke 캠퍼스

 

Duke에는 학생 신분이 아닌, Duke Spouse 자격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혜택과 프로그램들이 수 없이 많이 있다. 얼마든지 이용 할 수 있는 시설 좋은 도서관, 영어 학습이 가능한 English Conversation Cafe, 다른 나라에서 온 Spouse들이 직접 요리를 가르쳐주는(나 또한 가르칠 수 있는) International Cooking Class, 영어를 배우고 내 모국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Language Exchange Program 등. 어디에서나 그렇듯이 나만 부지런하면 된다. 한 가지 더, Duke Spouse들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은 same-sex spousal partners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Written by Sangah Lee

2월 23, 2013 , 시간: 9: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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