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ing Matters

Minki & Sangah's Inspiration Story

한 장보기 마니아의 어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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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보기를 좋아한다. 마트에 가서 새롭게 나온 물건들을 구경하고, 골라 담고 돈을 지불하는 일련의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아주 어린 시절, 뉴스에서만 보고 듣던 이마트의 노란색 브로셔가 신문지 사이에 끼워져 우리집에 왔던 날(이마트 오픈이 지방 경제를 무너뜨린다고 염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기억난다. 이마트는 매일 엄청난 양의 현금을 자루에 담아 서울로 실어 나른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 따라 처음 이마트를 구경 갔던 날, 또 작은언니 대학 간다고 서울에 따라 왔을 때 반포 킴스에 가서 언니 기숙사에 넣어 줄 물건을 샀던 일들이 모두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선천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 위주의 소비자 활동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 같다.(이렇게 소비 지향적인 내 성향을 정당화 해본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뉴스를 찾아보니 내 고향에 이마트가 들어온 것은 1998년의 일이었고, 언니가 대학에 간 것은 1999년 2월이었으니 이 두 가지의 경험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

대학 입학 이후의 자취 생활과 결혼 후 나만의 주체적인 장보기 생활을 하면서 장보기는 내 생활의 일부이자 즐거움으로 더욱 굳건히(?) 자리 잡게 되었다.

대학 때 살던 동네에 있던 서울 상록회관 마트와 이마트 역삼점(처음엔 월마트였다가 나중에 이마트로 바뀌었음)에서 시작된 나의 마트 생활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베이징 中关村의 까르푸, 이마트 천호점(여긴 소비자에게 불편한 동선에 유동인구도 너무 많아서 자주 이용하지 않았다.) 등을 거쳐 지금 이용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e슈퍼마켓까지 생활 거점과 패턴에 맞춰서 다양하게 변화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생수 등 꼭 필요한 물건을 배달해야 할 때만 이용했던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온라인 쇼핑 시스템이 최근 들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굳이 미디어에 노출된 온라인 스토어들의 매출 정보를 찾지 않아도, 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다 공감할 것이다.

홈플러스도 모바일 앱 런칭(모바일 앱 런칭을 기념해 제공해 줬던 5천원 할인 쿠폰은 감사히 잘 썼다), QR 코드로 장보기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발전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 단순히 노란색 컬러로서가 아닌 이마트의 컬러를 온라인에 집어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특히 모바일에서 쇼핑이 가능하도록 빠르게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장보기 후 이런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나에게만 적용된다.

이러한 홈플러스와 이마트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즘 대부분의 장보기를 현대백화점 e슈퍼마켓을 통해 해결한다.

가격 경쟁력이 없고,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이 외에도 이 곳의 단점은 수 없이 많이 언급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e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이유는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매장 사이즈는 작지만, 질 좋은 과일과 야채, 동네 마트에 없는 고급 식재료 등이 쌓여 있는 오프라인 백화점 슈퍼마켓을 갈 때 느끼는 감정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장을 볼 때마다 거의 늘 구입하는 ‘서울우유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1L’ 제품은 이마트몰에서 2,690원에, 현대백화점 e슈퍼마켓에서 2,74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러가지 제품을 직접 다 비교해 보지 않았지만 단가가 높은 제품의 경우, 그 차이가 더 벌어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몇 십원에서 몇 백원, 혹은 몇 천원의 차이 에서 오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현대백화점 유니폼을 입은 배달 사원이 현대백화점 바구니에 내가 구입한 물건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가끔은 너무 정성스러운 포장이 부담스러울 정도) 가져다 줬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다.

또한 베즐리 베이커리의 식빵과 베이글을 같이 장보기 할 수 있으며, 늘 배달 예약이 밀려 있는 이마트몰과 달리 주문 시간이 너무 늦은 오후 시간이 아니면 당일 배송이 가능한 빠른 배송 시스템도 내가 현대백화점 e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이유다. (물리적인 시간과 노동력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장점은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겠다)

온라인 장보기를 할 경우 뜻 밖의 행운을 누리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10구짜리 계란을 주문했는데 15구짜리를 보내 준다던가 손 세정제 용기 제품을 주문했는데, 리필용 묶음 상품을 같이 보내 준다던가 하는 행운(?)을 경험한 적도 있다. 또한 고기와 같이 정확한 무게를 계량해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200g을 주문했을 때 195g을 받을 일은 절대 없지만, 210g 이상을 받게 되는 경우는 종종(거의 대부분) 있다. 물론 이것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현대백화점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다른 브랜드가 주는 메리트를 포기하고서라도 그 브랜드를 다시 선택하게 하는 힘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 스스로에게서 체험하고 있다.(그렇다고 내가 이마트몰을 못 믿는 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G마켓스러운 리뷰들과 정작 급하게 사고 싶은 제품은 나중에 택배 배송으로 받아야 하는 시스템, 당일 배송은 커녕 주문 이틀 후 아침에 제품을 받아야 하는 느린 배송 시스템 등은 어지러운 이마트 매장에 갔을 때 받았던 불쾌한 경험을 떠올리게 해 이마트몰 이용을 머뭇거리게 된다. 또 이러한 머뭇거림은 브랜드에 대한 높은 신뢰를 쌓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하게 되었다.)

(내가 아는 선에서)코스트코와 월마트로 대표되는 대형 마트의 선진국(?)이자 소비의 천국인 미국의 소비자들은 어떤식으로 온라인에서 장보기를 하고 있을까?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미국 쇼핑몰인 iherb.com의 해외직배송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서, 돈을 ‘쉽게’ 쓰게 만들어 놓은 미국의 온라인 쇼핑 시스템에 감탄을 여러 번 했었다. 처음엔 오직 Solgar 비타민을 구입하기 위해 들어갔던 사이트에서 샴푸, 화장품 뿐만 아니라 각종 차와 쨈, 비누 심지어 껌과 사탕까지 구입했던 나를 돌이켜 보니, 해외 배송료 걱정 없이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을 자유롭게 이용할 생활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시작된다.

물론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나 프로모션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나로서는 한동안 동네 마트 나들이를 꽤 열심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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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angah Lee

6월 11, 2012 , 시간: 11:21 오전

5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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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이오 오일은 언제 샀엉 ㅋㅋㅋㅋ

    Kahee Kim

    6월 11, 2012 at 10:42 오후

    • 김남주 오일이 좋다길래ㅋㅋㅋㅋ 이거 다 아이허브 금지령 내리기 전에ㅋㅋㅋ

      sangahlee

      6월 11, 2012 at 10:51 오후

  2. 좋아요 ㅎ

    익명

    6월 11, 2012 at 11:26 오후

  3. 미국은 바야흐로 돈쓰기의 천국,

    부럽다 ㅎ

    slyde

    6월 19, 2012 at 4:24 오후

    • 너무 부러워 하지 마. 이제 쓸 돈이 없거든ㅋㅋㅋ

      sangahlee

      6월 19, 2012 at 4: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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